[강연] 제임스웹으로 살피는 우주의 첫 번째 별과 은하들 1_by 전명원 | 2025-2026 카오스강연 'Across the Universe' 2강 첫 번째 이야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인류가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쏘아 올린 거대한 눈입니다. 이 망원경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138억 년 전 우주가 탄생한 직후의 모습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밤하늘에서 아주 먼 은하의 빛을 관측함으로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이론적으로만 추측하던 우주 초기 5억 년 전의 모습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하나둘씩 실체를 드러내며 현대 천문학에 큰 충격과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단 한 장의 사진에는 무려 만 개에 달하는 은하가 담겨 있습니다. 이 사진은 우주의 아주 좁은 영역을 수 시간 동안 관측한 결과이지만, 그 안에는 138억 년 우주의 역사가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과거 허블 망원경이 2주에 걸쳐 찍어야 했던 영역을 이제는 단 12시간 만에 훨씬 정밀하게 포착해냅니다. 비록 우주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는 없지만, 우주는 어디나 비슷하다는 등방성의 원리 덕분에 우리는 이 작은 사진 한 장으로도 거대한 우주의 보편적인 진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있어 '우주 배경 복사'는 빼놓을 수 없는 열쇠입니다. 이는 빅뱅 후 약 38만 년이 지났을 때 우주 전체에 퍼져나간 빛으로, 우주의 가장 어린 시절을 기록한 사진과 같습니다. 이 사진에 나타난 미세한 밀도 차이는 우주 구조 형성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는 중력의 영향으로 더 많은 물질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곳이 훗날 최초의 별과 은하가 탄생하는 요람이 되었습니다. 우주의 은하들은 무작위로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분포에는 숨겨진 패턴이 존재합니다. 초기 우주에서 광자와 일반 물질인 바리온은 서로 뒤엉켜 파동처럼 움직였습니다. 우주가 팽창하며 광자가 자유로워지는 순간, 함께 끌려가던 바리온들이 특정 지점에 멈추게 되는데 이를 '바리온 음향 진동'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주 곳곳에는 마치 꽃밭에 씨앗을 뿌린 것처럼 일정한 간격을 둔 밀도의 언덕들이 형성되었고, 은하들은 이 정해진 위치를 따라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암흑 물질이 모여 '암흑 물질 헤일로'라는 구조를 형성해야 합니다. 암흑 물질은 보이지 않지만 중력을 통해 일반 물질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중력은 물질을 수축시키려 하고 우주 팽창은 이를 흩어놓으려 하는 치열한 줄다리기 끝에 안정적인 암흑 물질 헤일로가 탄생합니다. 암흑 시대라고 불리는 고요한 시간 동안 우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러한 기초 공사를 차근차근 진행하며 최초의 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암흑 물질 헤일로가 형성되면 주변의 수소 원자들이 중력에 이끌려 그 중심부로 쏟아져 들어갑니다. 이렇게 모인 물질들의 밀도가 한계치에 도달하고 온도가 상승하면, 드디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어둠을 뚫고 최초의 별이 탄생합니다. 이 '최초의 별'은 우주에 처음으로 빛을 선사한 존재들입니다. 이들은 태양보다 훨씬 거대하지만 수명은 매우 짧아 불꽃놀이처럼 순식간에 사라졌기에, 오늘날 우리가 이들을 직접 관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도 정교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인류는 최초의 별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중력 렌즈와 같은 우주의 돋보기를 활용해 그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거대한 은하단의 중력이 뒤쪽의 빛을 굴절시켜 밝기를 수천 배까지 증폭해주는 현상을 이용하면, 보이지 않던 태초의 빛을 포착할 가능성이 열립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정밀한 관측과 이론적 연구가 결합하면서 우리는 정답지가 없던 암흑의 영역을 밝혀나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는 우주 최초의 빛과 마주하며 우리의 뿌리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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