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강리뷰] 뇌를 읽다, 그리고 마음을 읽다_뇌영상술과 정신질환 by 권준수ㅣ2016 봄 카오스 강연 '뇌 - Brain' 4강
인간의 뇌는 단단한 두개골 속에 보호받고 있어 살아있는 상태로 관찰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사후 해부를 통해서만 뇌를 연구할 수 있었으나, 현대 과학은 뇌영상기술을 통해 살아있는 뇌의 구조와 기능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대표적으로 MRI는 뇌의 구조적 이상을 파악하는 데 쓰이며, fMRI는 혈류량 변화를 통해 특정 자극에 반응하는 뇌 부위를 찾아냅니다. 또한 PET은 포도당 대사를 측정하여 뇌가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뇌과학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외부 자극을 끊임없이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33밀리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공포스러운 표정을 노출하면 사람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지만, fMRI 촬영 결과 뇌의 편도체는 즉각적으로 활성화됩니다. 이는 인간의 감정 반응이 의식적인 판단보다 훨씬 빠르게 무의식 수준에서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뇌영상기술은 인간의 무의식적인 심리 상태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우리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뇌의 복잡한 활동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뇌의 기능은 신경세포 사이의 간극인 시냅스를 통해 전달되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결정됩니다. 우리 뇌에는 200여 종의 물질이 존재하며, 각각 기억, 감정, 운동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세틸콜린은 인지 기능과 관련되어 치매 치료의 핵심이 되고, 도파민은 쾌락과 동기 부여를 담당하여 중독이나 파킨슨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또한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감정과 수면을 조절하며, 노르에피네프린은 응급 상황에서의 주의 집중력을 높여줍니다. 이러한 화학 물질들의 균형이 곧 우리의 정신 건강을 좌우합니다. 정신 질환은 특별한 사람만이 겪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뇌의 생물학적 변화입니다. 역사적으로 반 고흐나 슈만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도 양극성 장애나 우울증을 앓으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주요 우울 장애는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양이 정상보다 감소했을 때 발생합니다. 뇌영상 촬영을 통해 우울증 환자의 뇌를 관찰하면 정상인에 비해 활성도가 현저히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약물 치료를 통해 이러한 뇌의 생물학적 환경을 개선하면 우울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습니다.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던 질환으로, 환청이나 망상 같은 증상을 동반합니다. 이는 단순히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 부위 간의 연결성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조현'이라는 명칭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는 조율을 의미하는데, 이는 뇌의 신경망이 너무 느슨하거나 팽팽하지 않게 적절히 연결되어야 한다는 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뇌의 특정 부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거나 해마의 구조적 변화가 생기는 등 생물학적 원인이 분명하므로, 사회적 편견을 버리고 적절한 치료와 조율을 통해 관리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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