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지대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를 보유한 입자물리학의 성지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국가들은 과학을 통해 평화롭게 협력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거대한 연구소를 설립하였습니다. 오늘날 CERN은 물질의 가장 근본적인 단위를 규명하고 우주의 탄생 비밀을 밝히기 위해 세계 각국의 뛰어난 과학자들이 모여 협력하는 연구의 최전선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질을 이루는 최소 단위에 대한 탐구는 1808년 돌턴의 원자설 발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질량 보존 법칙과 일정 성분비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원자라는 아주 작은 알갱이의 존재를 가정했습니다. 이후 방사선과 선스펙트럼의 발견을 거치며 원자 내부의 구조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톰슨의 전자 발견과 러더퍼드의 원자핵 발견을 통해 인류는 마침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를 탐구하는 입자물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초기 물리학자들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가 대기 중의 원자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입자들을 관측하여 물질의 비밀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 관측 방식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많아 명확한 분석이 어려웠습니다. 마치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같았던 과학자들은 인위적으로 원하는 에너지만큼 입자를 가속하여 충돌시킬 수 있는 실험 장치인 입자가속기를 고안해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직접 어떤 총알을 어떤 세기의 총으로 쏘았는지 알고 실험한다면, 입자 충돌을 연구하는 일이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최초의 아이디어는 일렬로 전기장을 배치하여 입자를 가속하는 선형가속기였습니다. 선형가속기는 양성자에 지속적인 전기장의 변화를 주어 속도를 높이지만, 입자가 빨라질수록 장치의 길이가 무한정 길어져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장을 활용해 입자가 원궤도를 돌며 반복해서 가속되도록 만든 원형가속기, 즉 사이클로트론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좁은 공간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강력한 가속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입자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 때 나타나는 효과를 보정한 싱크로사이클로트론과 튜브 형태의 가속기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현대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는 초강력 전자석을 작동시키기 위해 저항을 완전히 없앤 초전도체를 사용합니다. 영하 270도에 달하는 액체 헬륨으로 코일을 냉각시키는 이 최첨단 기술을 통해, 과학자들은 통제된 환경에서 입자들을 충돌시키며 새로운 물리 현상을 끊임없이 관측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