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에는 '권경환 석좌교수'라는 매우 영예로운 직함이 존재합니다. 이는 우수한 연구 실적을 낸 교원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직책으로, 서구권과 달리 한국에서는 인명을 딴 직함이 드물기에 그 상징성이 더욱 큽니다. 권경환 교수님은 퇴임 당시 자신의 퇴직금 전액을 기부하여 후학들을 위한 연구 지원 재원을 마련하셨습니다. 평생을 바쳐 일군 결실을 다시 학계에 환원한 교수님의 고귀한 뜻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수학자에게 깊은 울림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1929년 마산에서 태어난 권경환 교수님은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인물입니다. 6·25 전쟁의 참화 속에서 서울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한 그는 1953년 무렵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나라가 어렵고 궁핍한 시기에 수학 연구에 매진하는 것을 스스로 죄스럽게 여겼을 만큼, 그는 학문적 성취 이전에 인간적인 고뇌와 책임감을 지닌 분이었습니다. 주변 동료와 후배들을 세심하게 챙겼던 그의 따뜻한 인품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미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수학자들에게 '애널스 오브 매스매틱스'에 논문을 올리는 것은 영화배우가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 것과 같은 꿈의 무대입니다.
권경환 교수님은 위상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석학이었습니다. 그는 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인 '애널스 오브 매스매틱스'에 두 편의 논문을 실었으며, '인벤티오네스 마테마티카에' 등 유수의 저널에 총 40여 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단 한 편의 논문만으로도 학계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권위 있는 지면에 다수의 기록을 남긴 것은 경이로운 성취입니다. 한국 수학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그의 학문적 발자취는 후대 수학자들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