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치매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접하는 질병이지만, 대중 매체 속에서는 종종 미화되거나 왜곡되어 묘사되곤 합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나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치매 환자의 아픔을 감동적으로 그려내어 많은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중증 치매 환자가 고도의 유머를 구사하거나 단정한 외모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알츠하이머는 뇌세포의 퇴행으로 인해 인지 기능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 능력과 표정까지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영화적 허용을 넘어 질병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환자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뇌의 심부에는 운동을 조절하는 기저핵이라는 기관이 존재합니다. 이곳은 우리가 정교한 동작을 수행하거나 움직임의 속도를 조절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만약 기저핵의 세포가 손상되면 몸이 떨리거나 동작이 느려지는 파킨슨병이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꼬이는 근긴장이상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영화 <오아시스>에서 배우 문소리가 보여준 연기는 이러한 이상 운동 증상의 특징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사례로 꼽힙니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환자의 정서 상태에 따라 심해지기도 하고 완화되기도 하는데, 이는 뇌의 운동 조절 기능이 우리의 감정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고도로 발달한 언어 능력입니다. 좌뇌에 위치한 언어중추는 우리가 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담당합니다. 만약 뇌졸중 등으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실어증이 발생하여,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거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단어로 내뱉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영화 <넬>은 이러한 언어 소통의 복잡성을 잘 보여줍니다. 비록 언어중추가 손상되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더라도, 인간은 표정이나 몸짓 등 다양한 비언어적 수단을 통해 여전히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존재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언어 기능이 주로 좌뇌에 집중되어 있다면, 음악적 능력은 주로 우뇌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좌뇌 손상으로 인해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실어증 환자가 노래는 완벽하게 부르는 신비로운 현상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이는 논리적인 언어와 감정이 실린 음악이 뇌에서 처리되는 경로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명 작곡가 조지 거슈윈의 사례처럼 거대한 뇌종양이 우뇌를 압박하는 상황에서도 작곡과 연주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반복된 훈련을 통해 음악적 기능이 뇌 전반에 걸쳐 견고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뇌의 가소성과 분업화는 인간의 예술적 능력을 지탱하는 근간이 됩니다.
유머란 서로 다른 두 개의 층위를 연결하여 빈틈을 채우는 지적인 활동이며, 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전두엽이 아주 발달했다는 증거입니다.
인간의 뇌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전두엽은 판단, 계획, 사회적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뇌의 사령탑'입니다. 원숭이의 전두엽 비중이 9%에 불과한 데 비해 인간은 30%가 넘는다는 사실은, 전두엽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 부위임을 증명합니다. 과거 무분별하게 시행되었던 전두엽 절제술은 환자를 얌전하게 만들었을지 모르나, 결국 인간으로서의 주체성과 판단력을 앗아가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우리는 전두엽을 통해 논리와 감정을 조절하며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따라서 전두엽의 건강을 지키고 그 기능을 올바르게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