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큰 정부'의 귀환이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은 수천 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영국은 국민 급여의 상당 부분을 보전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비약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 과거 제조업 기반의 복지국가 모델에서 벗어나 과학 기반 복지국가로의 이행을 예고합니다. 이는 정부의 조직이나 예산 규모 자체가 비대해지는 것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실질적으로 강화되는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를 의미합니다.
한국은 서구 사회와 달리 제조업이 쇠퇴하는 탈산업화 시기에 복지국가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구조적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과학 기반 복지국가의 가능성을 세계에 입증하며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과학 기반 복지국가 모델은 과거의 경제 성장 경로와는 독립적인 새로운 출발선이기 때문에, 한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복지 모델을 선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단순히 위기 극복을 넘어, 기술과 복지가 결합한 혁신적인 국가 운영 체계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사회적 위험은 집권 세력에게 항상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과거 광우병 사태나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정부의 시장 중심적 태도나 컨트롤 타워 부재가 국민의 불안을 키워 정치적 타격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코로나19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국민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성향이 국민적 요구와 맞물려 오히려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위험의 종류와 정부의 대응 성격에 따라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향후 위험 사회에서의 국가 역할을 재정의하고 정치적 지형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사례가 되었습니다.
광우병은 계층에 따라 위험 노출 정도가 확연히 달랐지만,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는 상대적으로 계층 간 차이가 덜 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정치적 전선 형성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기본소득 논의 역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습니다. 과거에는 학문적 검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입에 신중한 입장이 지배적이었으나,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형태로 일종의 실전 테스트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이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정착할지는 국가별 여론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재난 상황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지만, 일상적인 상태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기본소득이 보편적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더불어 정책적 효용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미래 사회에서 데이터는 지식의 허브로서 의학, 방역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전반의 지식을 생산하는 핵심 자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사회학 분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의 제도 신뢰도가 상승하는 등 흥미로운 변화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또한 물리학과 사회학이 결합한 네트워크 과학을 통해 감염병의 전파 경로를 분석하고, 백신이나 치료제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융합 연구도 가능해졌습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학제적 접근은 교육 방식의 변화를 선도하고, 복잡해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적 토대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