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기초과학연구원(IBS) 설립 10주년과 카오스 재단의 설립을 기념하는 이번 강연은 '새로운 발견을 위한 과학'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초과학은 인류의 지식 지평을 넓히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이번 행사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그간의 연구 성과와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 우리 삶을 변화시킬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은 과학이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닌,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도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생명체의 설계도인 DNA는 네 개의 염기서열로 구성되어 방대한 유전정보를 저장합니다. 하지만 이 정보는 외부 자극이나 복제 과정에서의 오류로 인해 끊임없이 손상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유전체 항상성 연구는 이러한 손상을 복구하고 유전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생명체의 노력을 탐구합니다. DNA 수선 기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이나 노화와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를 정밀하게 이해하는 것은 생명과학의 근본적인 과제이자 질병 정복을 위한 첫걸음이 됩니다.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인 '신델라(CINDELA)'는 유전자 가위를 활용하여 암세포 특유의 유전적 변이인 인델(Indel)을 타격합니다. 기존의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가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특정 염기서열을 정밀하게 찾아내어 절단함으로써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합니다. 이는 환자 개개인의 유전정보를 분석하여 맞춤형 치료제를 제작하는 정밀 의료의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며, 기초과학의 발견이 어떻게 실질적인 의료 혁신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현대 정보통신 문명의 핵심인 반도체 기술은 트랜지스터의 미세화가 한계에 다다르며 전력 소모와 발열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직면해 있습니다. 원자 수준의 크기에서는 기존의 물리법칙만으로는 소자를 제어하기 어려워지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손실 없이 정보를 전달하고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됩니다. 저항에 의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고 한 번의 충전으로 훨씬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자 개발은 지속 가능한 미래 기술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학계의 핵심적인 도전 과제입니다.
‘솔리토닉스’는 에너지를 잃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며 진행하는 특수한 파동인 솔리톤을 정보 처리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전자계 내에서 발생하는 솔리톤은 저항 없이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진법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이진법 체계를 넘어선 획기적인 연산 방식을 가능하게 하며, 소자 구조의 복잡성을 줄이면서도 연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한국 연구진이 주도하는 이 분야의 연구는 미래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나노과학 분야에서는 입자의 크기를 균일하게 조절하는 것이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승온법'과 같은 혁신적인 합성 기술은 복잡한 분리 과정 없이도 고품질의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이는 디스플레이와 백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연구 성과는 단순히 천재적인 영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논문을 읽고 분석하며 기존 지식을 창의적으로 재조합하는 인내의 과정에서 탄생합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융합 연구는 현대과학의 복잡한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됩니다.
현대과학은 한 명의 천재가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졌기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어울려 협업할 때 비로소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새로운 발견을 향한 여정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끈기 있게 탐구하는 자세에서 시작됩니다. 기초과학 연구는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 인류의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고 미래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과학자와 대중 사이의 활발한 소통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며, 연구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과학 기술 발전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지난 1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기초과학은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드는 새로운 발견의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