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충민_홀로바이옴? 미생물과 생물을 하나로 보는 관점 | 2022 카오스강연 '생명행성(Life planet)'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영장류 모델을 활용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인류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연구를 통해 개발된 항체 치료제와 백신은 실제 임상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바이러스는 생존을 위해 치명률과 전파력 사이에서 끊임없이 변이를 선택하는데, 최근의 흐름은 전파력은 높이되 치명률은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바이러스가 인간 사회에 적응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과학적 대응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생물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본 세상 속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며 살아가는 작은 생명체들입니다. 흔히 미생물을 병을 일으키는 존재로만 인식하기 쉽지만, 사실 대다수는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생존하며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특히 이들은 특정 물질을 분비하여 주변 동료의 숫자를 파악하고, 일정 수치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특정한 행동을 개시하는 정족수 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생물의 소통 방식은 오징어와의 공생 관계처럼 자연계의 신비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환경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의외의 장소인 곤충 연구에서 찾기도 합니다.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가 스티로폼 박스를 뚫고 탈출하는 현상을 관찰한 결과, 이들이 플라스틱을 먹고 소화하여 전혀 다른 물질로 분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장내 미생물과 효소를 활용한 이 발견은 향후 플라스틱을 대량으로 분해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난민 수용소와 같이 폐기물 처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간편하게 활용될 수 있는 분해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현대 과학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가치 중 하나입니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생명체와 미생물을 별개의 존재로 보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파악하는 '홀로바이옴'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분석적 접근을 위해 미생물과 숙주를 분리하여 연구했으나, 이제는 이들이 태초부터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라는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나 식물을 미생물과 분리된 개체가 아닌,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질병의 치료나 생명 현상의 이해에 있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지구 생명의 역사는 미생물, 특히 세균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초기 지구에 산소를 공급하여 동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주역이 바로 미생물입니다. 광활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백 년이라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며 존재의 의미를 찾아갑니다. 미생물이 지구 생태계의 밑거름이 되었듯, 과학적 탐구는 인문학적 성찰과 결합하여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거대한 우주적 시각에서 생명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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