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희정_ 구조세포생물학을 하고 싶어요! | 2021 가을 카오스강연 '과학의 희열'
과학은 끊임없이 미지의 영역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탐구의 가치를 증명하는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명확한 답을 주는 수학과 화학에 매료되었던 어린 시절의 열정은 고등학교 시절 화학 선생님의 영향으로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러한 화학적 원리원칙에 대한 이해는 훗날 생물학적 현상을 탐구하는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으며, 결국 단백질의 생김새와 기능을 연구하는 구조생물학자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야말로 과학자로서의 길을 꾸준히 걷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됩니다. 구조생물학의 핵심은 '구조가 기능을 설명한다'는 원리에 있습니다. 이는 마치 나사를 조이는 드라이버와 볼트를 돌리는 스패너의 모양이 서로 다른 이유와 같습니다. 단백질 역시 특정한 3차원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생체 내에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들은 화학 물질이기에,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화학적 지식은 필수적입니다. 세포막 단백질이 외부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여 내부로 전달하는지 그 작용 기전을 밝히는 것은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최근 구조생물학 분야는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백질 구조 하나를 규명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알파폴드2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아미노산 서열만으로도 상당히 정확한 구조 예측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거대 복합체의 형태나 미세한 화학 분자와의 결합을 예측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예측 프로그램은 연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조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단백질의 기능을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 슈뢰딩거는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엔트로피 감소의 과정을 생명으로 보았으나, 생물학적으로는 유전 물질을 통한 증식과 대사 활동, 환경에 반응하며 진화하는 능력을 중시합니다.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스스로 생존하지 못하고 숙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는 생명체와 생명 물질 사이의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거대 바이러스의 발견처럼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이 밝혀짐에 따라 생명에 대한 우리의 정의와 기준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연구는 개별 단백질의 구조를 넘어, 복잡한 세포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직접 관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인사이투(In situ) 구조생물학'이라 부르는데, 이는 조각조각 떨어진 정보들을 세포라는 전체 맥락 속에서 하나로 짜 맞추는 작업입니다. 바이러스가 수용체와 결합하여 세포 내부로 침투하는 과정이나 단백질 간의 결합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은 생명 현상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줄 것입니다. 이러한 도전은 우리가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시대를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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