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인터뷰] 강병남 _데이터사이언스로 백신 후보를 줄인다
통계물리학에서는 물질의 상태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상전이 현상을 깊이 있게 연구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과정처럼, 감염병이 확산되지 않은 안정적인 상태에서 대유행 상태로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도 일종의 상전이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네트워크 이론을 활용해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 깔린 복잡한 메커니즘을 분석하며, 어떤 원리에 의해 현상이 촉발되는지 탐구합니다. 이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를 물리적 법칙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상전이는 크게 연속 상전이와 불연속 상전이로 나뉩니다. 감염병 확산 모델인 SIR 모델 등은 보통 연속적인 변화를 보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전파율 같은 매개변수가 미세하게 변하더라도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불연속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대유행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발생하는 급격한 변화는 단순한 선형적 예측을 불허하며, 사회 시스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복잡계인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는 예측은 물리 시스템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바이러스의 변이가 발생하면 기존의 메커니즘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감염력이 순식간에 열 배 이상 늘어나는 변종이 등장하면 이전까지 쌓아온 예측 모델은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항상 최신 의학적 결과와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모델을 정교하게 수정해 나갑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 계산을 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태계의 흐름을 쫓는 치열하고도 정밀한 과학적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백신 개발과 사회적 회복 방안 마련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방대한 질병 통계와 단백질 구조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수많은 백신 후보군 중 가장 유망한 것을 빠르게 추려낼 수 있습니다. 또한 교통량과 이동성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감염률을 산출하고, 봉쇄 이후의 사회적 회복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학적 접근은 가짜 뉴스의 진원지를 파악하거나 효율적인 방역 정책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현대 사회가 직면한 거대한 위기를 극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통계물리학적 관점에서 인간은 개별적인 인격체인 동시에 거대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하나의 입자로 간주됩니다. 개개인의 행동은 자유의지에 따라 예측하기 어렵지만, 수많은 사람이 집과 직장을 오가는 반복적인 패턴을 보일 때 이는 통계적인 물리 시스템으로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시각은 사회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유용합니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 개인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물리적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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