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김성근 KAOS 과학위원(서울대학교 화학과 교수, 자연대 학장) 인터뷰
과학은 흔히 전문가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노력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카오스재단과 같은 단체들은 전문가 집단과 대중을 연결하며 과학의 대중화를 이끄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대중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이러한 소통을 통해 과학이 우리 삶의 일부로 자리 잡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이 활발해져 과학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정착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린 시절 만화책이나 우주선 발사 장면을 보며 키웠던 과학에 대한 동경은 많은 이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는 계기가 됩니다. 저 역시 달 착륙 장면을 지켜보며 과학을 무작정 동경하게 되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적성에 대한 고민으로 첫 번째 좌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문과 적성이라고 권유했고 실제로 수학이나 과학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고민이 깊었지만, 과학을 향한 순수한 동경은 결국 저를 이 길로 이끌었습니다. 적성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열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 과정이었습니다. 리처드 파인만의 저서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요!'는 과학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훌륭한 입문서입니다. 이 책은 과학적 사고 체계가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평이하고 유머러스하게 설명하며, 과학이 결코 딱딱한 학문이 아님을 일깨워줍니다. 과학은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합니다. 간결한 문장 속에 담긴 과학자의 사고방식을 접하다 보면, 대중도 과학 본연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자연의 작동 원리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오랫동안 경제 발전을 위한 도구이자 기술 발전을 위한 소비재처럼 인식되어 왔습니다. 서구 사회가 근대 과학의 태동기부터 우주와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을 바탕으로 과학을 발전시켜 온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남을 따라가는 추종형 기술에서 벗어나 세계 최첨단을 달리는 선도형 국가로 도약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방이 아닌 창조가 필요하며, 그 핵심은 결국 기초과학의 탄탄한 토대 위에 세워진 원천 기술의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학은 물리학이라는 뿌리와 생명과학이라는 꽃을 잇는 줄기와 같은 '중심 과학'입니다. 하지만 대중에게 화학은 종종 오염 물질이나 위험한 약품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마시는 물을 포함해 세상의 모든 물질은 화학 물질이며, 이를 무조건 두려워하기보다는 정확히 이해하고 제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현대 사회의 다양한 위험 요소들을 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조절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화학은 인류의 발전을 돕는 진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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