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과학] 건강과학(2) : 바이러스vs박테리아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서 있는 아주 독특하고 애매모호한 존재입니다. 유전 물질인 RNA나 DNA를 단백질 껍질인 캡시드가 감싸고 있는 매우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단백질을 합성하거나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설비가 전혀 없기에, 다른 생명체의 세포를 빌려야만 자손을 증식할 수 있는 절대 기생체입니다. 마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하는 칩처럼 세포의 공장을 점거하여 자신을 복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생명 활동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박테리아는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독립적인 생명체입니다. 바이러스보다는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스스로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7세기 레이우엔훅에 의해 처음 발견된 박테리아는 그 모양이 작은 막대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흔히 박테리아라고 하면 해로운 존재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리 몸의 마이크로바이옴처럼 인체에 유익하거나 해가 없는 미생물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크기 면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보다 대략 10배에서 100배 정도 더 크며, 이는 인체 세포 하나에 바이러스 천 마리를 일렬로 세울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미세한 존재들 중에는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A급 병원체'들이 존재합니다. 천연두와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페스트균과 탄저균 같은 박테리아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엄청난 감염 속도와 높은 치사율을 기록하며 인류 사회에 극심한 공포와 공황 상태를 몰고 온 공통점이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킬러로는 천연두와 흑사병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천연두는 20세기에만 3억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14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당시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감소시킬 정도로 참혹했습니다. 특히 흑사병은 몽골군이 사체를 성 안으로 던져 넣은 최초의 박테리아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을 만큼 그 전파 과정이 극적이었습니다. 천연두는 현재 완전히 박멸되었으나, 흑사병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며 인류를 위협하는 가공할 살상 능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미생물이 인류의 적은 아닙니다. 암세포만을 골라 공격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처럼 흥미로운 존재들도 많습니다. 특히 박테리오파지는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를 퇴치할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현대 의학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인간의 관점에서는 정복해야 할 대상일지 모르나, 사실 이들은 지구 생명체의 출발선에서 다채로운 생태계를 일궈온 위대한 개척자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을 편견 없이 이해하려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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