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 너의 정체는? (1) _ 정종경 교수 | 2017 봄 카오스 강연 '물질에서 생명으로' 7강 | 7강 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 에너지로부터 시작됩니다. 식물은 엽록체를 통해 빛에너지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와 물이라는 간단한 무기물을 결합하여 포도당이라는 고에너지 유기물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빛에너지는 화학 결합 에너지의 형태로 변환되어 저장됩니다. 이렇게 축적된 에너지는 먹이사슬을 통해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 그리고 인간에게까지 전달되며 생태계 전체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동력이 됩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 또한 결국 태양 에너지가 변형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와 대사 과정을 거쳐 세포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인 ATP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ATP는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에 세 개의 인산기가 결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세포는 이 중 마지막 인산 결합을 끊으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생명 활동에 사용합니다. 한 분자의 ATP가 내는 에너지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우리 몸의 세포 하나에는 약 10억 개의 ATP가 존재하며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만약 ATP 합성이 차단된다면 생명체는 단 몇 분도 버티지 못하고 생명을 잃게 될 만큼 ATP는 생존에 필수적인 분자입니다. 세포가 수많은 물질 중 ATP를 에너지원으로 선택한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ATP는 DNA나 RNA를 구성하는 성분과 유사하여 세포 내에서 구하기 쉽고, 다양한 생명 현상에 관여하는 범용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ATP 한 분자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양이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수준과 절묘하게 일치한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우리 몸은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즉각적으로 동력을 얻어 정밀한 생명 현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세포가 포도당으로부터 ATP를 추출하는 과정은 '세포 호흡'이라 불리며, 이는 광합성의 역반응과도 같습니다. 첫 단계인 해당 작용은 세포질에서 일어나는데, 탄소 6개로 이루어진 포도당을 두 개의 피루브산으로 쪼개는 과정입니다. 포도당은 구조적으로 안정적이어서 분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포는 먼저 ATP를 투자하여 포도당을 불안정한 상태로 만든 뒤 효소를 이용해 반으로 절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한 것보다 많은 양의 ATP와 고에너지 전자를 담은 NADH가 생성됩니다. 미토콘드리아는 포도당을 직접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 해당 작용은 필수적인 전처리 단계입니다. 해당 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피루브산은 이제 세포의 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합니다. 미토콘드리아는 독자적인 DNA와 리보솜을 보유하고 스스로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세포 소기관입니다. 특히 외막과 내막으로 이루어진 이중막 구조는 ATP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합니다.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는 TCA 회로와 전자전달계를 거치며 포도당이 가졌던 화학 결합 에너지를 남김없이 뽑아내어 최종적으로 막대한 양의 ATP를 수확합니다. 우리 몸의 대사 활동이 활발한 세포일수록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많다는 사실은 이 기관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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