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중환_진화심리학적으로 자아는 허상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 다양한 심리 기제들의 집합으로 파악합니다. 이 학문은 우리 마음이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어떤 특질을 갖추었는지 선험적으로 예측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데 주력합니다. 연구 과정에서는 전통적인 심리학 방법론뿐만 아니라 뇌 영상 촬영, 비교 문화 연구, 행동 유전학 등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도구를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인류가 오랜 세월 생존과 번식의 문제를 해결하며 다듬어온 마음의 설계도를 정교하게 그려내고자 노력합니다. 진화의 원리는 수만 년에 걸친 유전적 변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대중문화의 유행이나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는 문화 진화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정 노래나 영상 콘텐츠가 대중의 선택을 받아 널리 퍼지는 과정은 유전자가 생존 경쟁을 벌이는 방식과 매우 흡사합니다. 이를 '밈(meme)'의 관점에서 보면, 각 문화 요소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간 행동의 복잡성을 더합니다. 흔히 뇌와 마음을 별개의 존재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둘은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입니다. 뇌가 마음이 작용하는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토대를 의미한다면, 마음은 그 토대 위에서 일어나는 정보 처리 기능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이는 마치 물리적인 건물인 '집'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서적 유대인 '가정'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맥락에 따라 두 단어를 구분해 사용하지만,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각각 지칭하는 것임을 이해할 때 마음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통제하는 일관된 '자아'가 머릿속 사령부에 앉아 모든 결정을 내린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자아는 실체가 없는 허상에 가깝습니다. 자아는 모든 것을 지휘하는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라, 이미 결정된 행동을 사후에 정당화하고 외부로 홍보하는 홍보 대변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타인에게 일관되고 도덕적인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 과거 조상들의 평판 관리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즉, 자아는 나를 움직이는 본체가 아니라 나의 사회적 가치를 방어하는 전략적 도구인 셈입니다. 인간의 성 전략 역시 진화의 산물입니다. 인류는 일부일처제적인 결합을 발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남녀 모두 기회가 닿으면 혼외 관계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남성은 주로 번식 성공도를 직접적으로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상대와의 일시적 관계에 집중하는 반면, 여성은 우수한 유전자를 확보하거나 추가적인 자원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이를 활용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남녀의 생물학적 투자 비용 차이에서 기인하며, 현대 사회의 통계적 수치 이면에는 각기 다른 적응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진화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인간 본성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정의하려는 시도는 위험합니다. 인류는 타인과 협력하는 선한 본성과 폭력을 행사하는 악한 본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단 선택 이론에 따르면, 집단 내부의 결속과 이타심을 강화하는 힘은 역설적으로 다른 집단과의 갈등과 경쟁을 통해 진화했습니다. 즉, 우리 안의 다정함은 우리 편을 지키기 위한 도구였으며, 외부 집단에 대한 잔혹함과 동전의 양면을 이룹니다. 따라서 문명화란 이러한 본성 중 선한 측면이 더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온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격이나 정신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도 진화적 관점에서는 새롭게 해석됩니다. MBTI나 5대 성격 특성(Big Five) 같은 성격 유형은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며 나타나는 통계적 경향성일 뿐, 개인의 미래를 예언하는 절대적인 틀이 아닙니다. 또한 우울이나 불안 같은 심리적 고통 역시 과거에는 위험을 알리거나 목표를 재조정하게 돕는 적응적 방어 기제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 그 정도가 지나쳐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때 우리는 이를 질환으로 분류합니다. 결국 마음의 병조차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흔적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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