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조상은 공룡일까?
1861년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서 발견된 시조새 화석은 생물학계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화석 수집가였던 의사 헤르만 폰 마이어는 석공으로부터 까마귀 크기의 새 화석을 입수하게 되었고, 이는 훗날 진화론의 결정적 증거로 주목받게 됩니다. 당시 '공룡'이라는 용어를 만든 리처드 오언은 이 화석이 진화의 증거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이를 입수했습니다. 그는 시조새가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 단계가 아닌, 단순히 최초의 새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창조론적 관점을 고수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리처드 오언의 주장은 '다윈의 불독'이라 불리던 토머스 헉슬리에 의해 반박되었습니다. 헉슬리는 시조새 화석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작은 공룡인 콤프소그나투스에 주목했습니다. 놀랍게도 시조새에서 깃털만 제거하면 콤프소그나투스와 골격 구조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완벽한 파충류인 공룡과 조류의 중간 단계가 실존함을 증명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었으며, 시조새를 둘러싼 과학적 논쟁은 진화론이 승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습니다. 현대 과학은 시조새가 현대 조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신 이론에 따르면 시조새와 현대의 새는 수각류 공룡으로부터 각각 다른 경로를 통해 진화했습니다. 즉, 시조새는 공룡에서 진화한 한 갈래일 뿐이며, 새는 공룡의 또 다른 계보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조류를 정의하는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깃털인데, 과거에는 깃털이 오직 비행을 위해 진화했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발견들은 깃털의 기원과 목적에 대해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1년 새롭게 발견된 시조새 화석은 깃털이 비행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었음을 시사합니다. 비행에 적합한 비대칭형 칼깃이 날개뿐만 아니라 뒷다리에서도 발견되었으며, 비행 능력이 없는 여러 공룡에게서도 다양한 형태의 깃털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깃털이 초기에는 체온 유지, 방수, 또는 짝짓기를 위한 구애용으로 먼저 사용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특정 부위의 깃털이 비행에 최적화된 도구로 전문화되었고, 여러 종에서 독립적으로 비행 능력이 발달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새가 공룡의 후예라는 사실은 과학계에서 부정할 수 없는 정설로 자리 잡았습니다. 깃털의 역사는 공룡이 처음 등장한 2억 4천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육식공룡뿐만 아니라 초식공룡인 쿨린다드로메우스에게서도 복잡한 깃털 구조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모든 공룡의 공통 조상이 이미 깃털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결국 공룡은 멸종한 과거의 괴물이 아니라, 깃털을 가진 채 하늘을 날아다니는 오늘날의 새로 우리 곁에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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