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석배_과학적으로도 난제 중의 난제, ‘고통’
통증은 단순히 신체가 아픈 물리적 반응을 넘어선 매우 복잡한 현상입니다. 우리는 흔히 통증을 하나의 단순한 감각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신경계의 다양한 반응이 얽혀 있는 결과물입니다. 최근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연구들이 통각 수용체를 밝혀내며 큰 진전을 이루었으나, 이는 통증의 전체 모습 중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뇌와 신경계의 상호작용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통증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것은 현대 과학에서도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성 통증 환자들은 사고나 질병 이후에도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하지만, 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율신경계의 이상이나 교감신경의 과도한 활성화 등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나, 환자마다 통증의 양상과 원인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통증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여 의학적 진단과 치료에 한계가 있습니다. 동물 모델을 통한 기전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성공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원인을 모르는 고통은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좌절감까지 안겨주기도 합니다. 통증의 원인은 신경 손상부터 감염증, 암, 당뇨병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심지어 과거의 에이즈 감염이 나중에 신경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이를 단순히 만성 통증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은 주로 염증을 줄여 통증을 간접적으로 완화하는 방식이며, 마약성 진통제는 강력하지만 중독과 내성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환자의 발병 원인에 맞춘 정밀한 표적 치료법을 찾는 것이 통증 연구의 핵심적인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기전을 밝혀내지 못하면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통증 신호가 발생하는 지점과 이를 인지하는 뇌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두 현상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뇌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통각 신호를 해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상은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고 몸을 이완시켜 뇌가 통증에 적응하거나 이를 극복하도록 돕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면 극심한 수행을 거친 이들이 통각을 느끼더라도 이를 고통으로 인지하지 않을 가능성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통증이 단순히 말초 신경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인지 과정과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노벨상을 받은 TRPV1이나 기계적 자극 수용체의 발견은 통증 연구의 시발점을 찾아낸 위대한 학문적 업적입니다. 하지만 말단 신경에서의 발견을 넘어 척수나 뇌 수준에서 통증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밝히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과학은 거창한 목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왜 뜨거움을 느낄까'와 같은 일상의 소박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미래의 연구자들이 이러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통증의 정체를 완전히 밝혀낸다면, 인류는 만성 통증이라는 거대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쉬운 질문에서 시작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과학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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