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우리 몸에 들어오는 외부물질들-약인가, 독인가? (2) _ 김병문 교수 | 2017 봄 카오스 강연 '물질에서 생명으로' 8강 | 8강 ②
우리가 섭취한 약물은 체내에서 복잡한 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입을 통해 들어온 약물은 간문맥을 지나 간으로 이동하는데, 이를 '초회 통과 효과'라고 부릅니다. 간은 우리 몸의 거대한 화학 공장과 같아서, 수많은 효소를 통해 외부 물질을 처리하고 온몸으로 보냅니다. 이 과정에서 약물은 치료가 필요한 부위로 전달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생체 반응을 일으키며 우리 몸의 시스템과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약물이 체내에서 어떻게 대사되는지 이해하는 것은 안전한 약물 복용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에서의 대사는 크게 두 단계로 나뉩니다. 1차 변환은 약물을 물에 잘 녹는 성분으로 바꾸어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출하기 쉽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어지는 2차 변환은 체내 물질을 약물에 결합시키는 '포합 반응'을 통해 덩어리가 큰 접합체를 형성하는 단계입니다. 이러한 대사 과정은 우리 몸이 외부 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빠르게 밖으로 내보내려는 방어 기제이며,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사 효소의 작용에 따라 약물의 효능과 독성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약물 간의 상호작용은 때로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테르페나딘은 간 효소에 의해 변환되어야 효능을 발휘하지만, 항진균제와 함께 복용하면 효소가 차단되어 심각한 심장 독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량 복용하거나 술과 함께 섭취할 경우, 간 내 정화 물질인 글루타티온이 고갈되어 간부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는 약물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약물 대사 경로를 고려한 올바른 복용법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마약 중독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를 넘어 뇌의 보상 회로가 변형되는 만성 질환입니다. 코카인과 같은 약물은 쾌감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재흡수를 막아 수용체를 과도하게 활성화합니다. 이로 인해 뇌는 비정상적인 자극에 익숙해지고, 약물을 끊더라도 재발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가 됩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도싱이 업무 능력을 높인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으나, 이는 결국 중독으로 가는 위험한 경로가 될 뿐이며 뇌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생명체와 물질은 결국 화학 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천연 물질이라 할지라도 체내에 들어오면 복잡한 화학적 상호작용을 거치며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신약 개발 과정에서 표적을 정확히 설정하고 대사 경로를 연구하는 것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노력입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외부 물질에 대해 과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화학 물질과 생체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현대 의학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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