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량형국, BIPM의 국장님이 생각하는 과학이란? - Slog #5
국제도량형국(BIPM)은 프랑스 세브르에 위치한 유서 깊은 국제기구로, 전 세계의 측정 표준을 통합하고 관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유엔(UN)에 사무국이 존재하듯, BIPM은 국제도량형총회(CGPM)와 국제도량형위원회(CIPM) 사이에서 실제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국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전 세계 국가들이 체결한 미터 조약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각 회원국 간의 긴밀한 기술적 협력을 유도하여 인류 공통의 '자'와 '저울'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BIPM 내부에는 구 국장실로 사용되던 공간이 현재는 귀빈들을 맞이하는 응접실과 로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손님을 접대하는 장소를 넘어, 역대 국장들이 실제 업무를 보던 유서 깊은 테이블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방문객을 위해 정성껏 준비된 다과와 정갈한 실내 장식은 국제적인 표준을 다루는 기관의 격조를 보여주며,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곳에 모여 인류의 보편적 기준에 대해 논의해 온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합니다. 응접실 한쪽에는 과학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미터 원기와 킬로그램 원기의 복제품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특히 미터 원기는 특유의 X자형 단면이 돋보이는데, 이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금 90%와 이리듐 10%의 합금으로 정교하게 제작되었습니다. 비록 실제 원기가 아닌 복제품일지라도, 온도 변화나 화학 반응을 억제하여 1미터라는 기준을 완벽하게 유지하려 했던 선대 과학자들의 치열한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기들은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정밀한 측정 기술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방문의 가장 뜻깊은 시간은 현 국제도량형국 국장인 마틴 밀튼 박사와의 인터뷰였습니다. 영국 출신의 밀튼 국장은 특유의 온화한 매너와 매력적인 악센트로 과학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가치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과학의 매력이 단순히 실험이나 수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를 통해 전 세계를 여행하고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만나 교류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장님의 메시지는 과학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강력한 언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모든 촬영 일정을 마치고 BIPM의 아름다운 정원을 거닐며, '과학을 쿠키처럼' 즐겁게 전달하고 싶다는 본래의 취지를 되새겼습니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과학의 원리들이 쿠키를 맛볼 때처럼 달콤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프랑스 현지인들에게도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프랑스어로 '라 시앙스 꼼므 데 쿠키'라는 표현을 배우며 마무리한 이번 여정은, 국제 표준의 심장부에서 과학의 대중화라는 사명을 다시금 다짐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과학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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