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Q] 우리는 대체 언제쯤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 2018 가을 카오스 강연 '화학의 미스터리, CheMystery' 3강
효소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복잡한 생체 고분자로, 화학 반응에서 촉매 역할을 수행하며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존재입니다. 인공적으로 이러한 효소의 기능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현대 과학은 기존 효소의 구조를 개질하여 필요한 반응을 유도하는 '유도 진화(Directed Evolution)'라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이는 자연의 진화 과정을 실험실에서 재현하여 인류에게 유용한 촉매를 설계하는 학문으로, 기초 과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초 과학의 성과는 단순히 연구비 투입만으로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오랜 전통 속에서 꽃을 피웁니다. 서구의 경우 대중과 과학이 소통해 온 역사가 수백 년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한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편입니다. 과학적 사고방식이 널리 퍼지고 기초 과학의 전통이 축적되는 과정은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일이며, 이러한 문화적 토양이 마련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과학 발전의 기틀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정부 연구비는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GDP 대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누적된 투자 규모를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학 기술의 성과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지금의 집중적인 투자가 결실을 보기까지는 앞으로 10~15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최고의 교육을 받은 차세대 연구자들이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안정적인 과학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과학자의 성장은 그가 속한 사회의 진보 및 자유의 확대와 궤를 같이합니다. 좋은 과학적 토양은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고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환경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노벨상과 같은 성과는 단순히 탁월한 개인의 업적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수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증 마크와도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진보하고 자유로워질 때, 그 구성원인 과학자 또한 더욱 창의적이고 발전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곧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본래 과학자는 '자연 철학자'라 불렸으며, 과학은 참과 거짓을 판단하기 위해 실험과 재현이라는 기준을 도입한 철학의 한 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 과학은 인류의 사고 체계를 지배하는 거대한 철학적 틀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원소의 발견과 같은 기초 연구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118개의 원소 너머를 탐구하는 과정은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자, 찰나의 순간만 존재하는 존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과학은 결국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정교한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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