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인간의 지성, 인공지능과 무엇이 다른가? (1) by정재승 | 2016 가을 카오스 콘서트 '뇌 vs AI' 1부 | 1부 ①
인공지능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인간 지성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재난 로봇 경진대회에서 보여준 최첨단 휴머노이드의 움직임은 아장아장 걷는 아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 내면의 학습 과정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인간은 넘어지는 실수를 통해 뇌 안에서 거대한 변화를 겪으며 걷는 법을 배울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을 읽고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법까지 함께 익힙니다. 이러한 통합적 성장은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지적 자산입니다. 컴퓨터의 창시자 앨런 튜링은 숫자와 언어라는 기호를 알고리즘으로 구현하는 범용 장치를 고안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는 '적당히'나 '대충'과 같은 모호한 개념을 포함하며, 이를 숫자로 치환하기 어려운 영역이 존재합니다. 또한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어 있지만, 인간의 뇌는 구조가 바뀌면서 새로운 기능이 생겨나는 유기적인 형태를 띱니다. 뇌의 구조 자체가 그 사람의 가치관과 직업을 대변하는 아름다운 지도가 되는 셈입니다. 우리 뇌는 약 1.4kg의 무게에 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연결된 집합체로, 매우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고도의 연산을 수행합니다. 이는 수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현대의 슈퍼컴퓨터와 대조되는 특징입니다. 뇌는 특정 부위가 계산과 저장을 전담하지 않고 전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작동합니다. 덕분에 환경이 복잡해지더라도 시스템의 부하를 최소화하면서 고차원적인 인지 과정을 도출해낼 수 있는 유연한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뇌과학자 제프 호킨스는 인간 지능의 핵심을 '예측'으로 정의했습니다. 인간은 매 순간 다음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자신의 예측이 맞는지 확인하며 지식을 업데이트합니다. 이 과정에서 적은 양의 데이터만으로도 대상을 파악하는 '원샷 러닝' 능력이 발휘됩니다. 인공지능이 수백만 장의 사진을 학습해야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는 것과 달리, 인간은 단 몇 번의 경험만으로도 본질을 꿰뚫어 보는 일반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세상을 빠르게 이해합니다. 인공지능은 주어진 문제를 푸는 '활용'에는 능숙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탐색'과 '가치 전복'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술가나 과학자처럼 기존의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은 인간의 고유 영역입니다. 또한 타인과 관계를 맺고 공감하는 사회적 뇌의 기능은 인공지능이 따라오기 힘든 부분입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이러한 인간만의 창의성과 사회적 연결성이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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