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과학] 아까시 나무 vs 아카시아 나무🌼_식물 EP.09 (식물의 시간#5)
우리가 흔히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나무는 사실 진짜 아카시아가 아닌 '아까시나무'입니다. 1970년대 동요 '과수원 길'이나 아카시아 껌, 그리고 달콤한 꿀 덕분에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이름이 되었지만, 학명인 '슈도아카시아'에서 알 수 있듯 이는 '가짜 아카시아'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진짜 아카시아는 호주나 아프리카 같은 열대 지방에서 노란 꽃을 피우는 종이며, 우리 주변의 하얀 꽃을 피우는 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아까시나무입니다. 한국임학회에서는 가시가 많다는 특징을 살려 '아까시나무'라는 정식 명칭을 부여했습니다. 아까시나무는 한때 일제가 산림을 망치기 위해 심은 '악수(惡樹)'라는 오해를 받으며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편견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황폐해진 산을 복구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콩과 식물로서 뿌리혹박테리아를 통해 땅에 질소를 공급하여 주변 식물들까지 잘 자라게 돕는 비옥한 토양의 파수꾼입니다. 또한 뿌리가 옆으로 넓게 퍼지는 특성 덕분에 산사태를 예방하는 효과도 탁월하여 산림녹화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습니다. 아까시나무는 생태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꿀 생산량의 70% 이상이 아까시나무 꽃에서 나올 정도로 양봉 산업의 핵심적인 존재입니다. 5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면 양봉업자들은 꽃의 개화 시기에 맞춰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며 꿀을 채취하는데, 이들은 마치 풀을 찾아 떠도는 유목민처럼 아까시나무 꽃을 따라 이동하는 현대판 유목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꽃을 전으로 부쳐 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기도 했을 만큼, 아까시나무는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해 온 고마운 나무입니다. 이른 봄,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는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있습니다. 두 나무는 겉모습이 매우 비슷해 보이지만, 자생하는 장소와 특징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주로 마을 어귀나 집 근처에서 사람의 손길로 심어진 것은 산수유일 확률이 높고, 깊은 산속에서 자생하는 것은 생강나무인 경우가 많습니다. 산수유는 가을에 맺히는 빨간 열매가 약재로 유명하며, 생강나무는 가지를 꺾었을 때 알싸한 생강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꽃자루가 길어 여유 있게 피는 산수유와 달리 생강나무는 꽃송이가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 피어납니다. 생강나무는 문학 속에서도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하는데,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노란 꽃이 바로 생강나무 꽃입니다. 강원도 등 추운 지역에서는 동백나무 대신 생강나무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사용했기에 이를 '산동백'이라 불렀던 문화적 배경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생강나무의 잎은 모양이 두 가지인데, 셋으로 갈라진 잎은 산(山)을 닮았고 하트 모양의 잎은 사랑을 상징한다고 하여 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산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초봄 산비탈을 환하게 밝히는 생강나무의 자태는 그 어떤 꽃보다 눈부신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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