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메리 콜린스(UCL 면역학부 교수)_과학은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하는 재밌는 학문이죠
일본 사회에서 여성 과학자가 마주하는 현실은 매우 엄격합니다. 결혼한 여성에게 완벽한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훌륭한 연구자라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요구하는 높은 기대치는 큰 부담이 됩니다. 이는 영국과도 차이가 있는데, 영국은 주니어 단계의 여성 과학자는 많지만 리더급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연구와 리더십이라는 두 가지 막중한 책임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은 여성 과학자들이 연구 자체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합니다. 과학계의 리더십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역량 차이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여성들이 가족과 부모,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연구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됩니다. 연구실 운영과 조직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사 분담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과 더불어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리더십에 집중하기 위해 연구실 운영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한 경우도 생깁니다. 어린 여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하려면 초등학교 시절부터 롤모델을 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학이 단순히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창의적인 분야임을 깨뜩게 해주어야 합니다. 많은 여학생이 심리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람과 관련된 학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시절 연구실 체험 등을 통해 과학 역시 즐거운 팀워크의 과정임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과학은 이상한 교수님들만 있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생명공학 분야의 혁신인 유전자 치료나 크리스퍼(CRISPR) 기술은 의학적 난제를 해결할 열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실제 환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기까지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거 유전자 치료의 사례를 보면 기술에 대한 기대가 정점에 달한 시점으로부터 실제 임상 적용까지 약 4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과학적 발견이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실에서 환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복잡한 과정과 그 속에 담긴 인내의 시간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학을 소중히 여기는 열정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에 대한 과도한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현재 보유한 기술적 강점에 자부심을 갖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기초 과학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젊은 연구자들에게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제공한다면, 기술 강국으로서의 면모는 더욱 빛날 것입니다. 자신의 직관을 믿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될 때 진정한 과학적 진보가 이루어지며, 이는 국가의 자부심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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