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초거대 AI와 인간의 뇌 by장병탁ㅣ2021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 첫번째 | 1강
인공지능은 지난 7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인간의 지식을 규칙 형태로 입력하는 전문가 시스템이 주를 이루었으나, 이는 복잡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후 기계가 스스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이 등장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은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명령을 수행하는 단계를 넘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패턴을 찾아내고 지능을 고도화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최근의 초거대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한 심층 신경망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파고가 바둑에서 승리하고, 생성형 모델이 실재하지 않는 정교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모두 이 기술의 결과입니다. 특히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들은 인간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며 언어 지능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발전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창의적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효율성입니다. 인간의 뇌는 단 25와트 정도의 적은 전력으로도 고도의 사고를 수행하지만, 초거대 인공지능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와 전력이 소모됩니다. 또한 인간은 적은 양의 데이터만으로도 새로운 개념을 빠르게 학습하는 반면, 인공지능은 여전히 학습을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뇌의 본질적인 역할은 생명체의 생존을 위해 주변 환경을 지각하고 행동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단세포 동물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신경계는 먹이를 찾고 위험을 피하기 위한 실시간 반응 체계로 진화해 왔습니다. 인간의 뇌는 우리 몸에 대한 지도를 내부에 복제하여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텍스트나 이미지를 처리하는 현재의 인공지능과는 달리, 현실 세계라는 물리적 공간 안에서 직접 경험하며 지능을 형성해 왔음을 의미합니다. 진정한 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컴퓨터 내부의 닫힌 세계를 벗어나 로봇과 같은 물리적 몸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체화된 인지'라고 부르는데, 감각 기관과 운동 기관을 통해 세상과 직접 소통할 때 비로소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사람이 정제해서 준 데이터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스스로 움직이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지각과 행동, 학습의 순환 구조야말로 뇌가 가진 자연 지능의 핵심 원리입니다. 미래의 인공지능은 무엇을 학습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메타 인지' 능력을 갖춘 보편 학습 기계로 진화해야 합니다. 현재는 사람이 설정한 목적 함수에 따라 학습이 이루어지지만, 차세대 인공지능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오류를 교정하며 지식을 축적해 나갈 것입니다. 뇌의 신경세포들이 순환 구조로 연결되어 과거와 미래를 현재와 공존시키듯, 인공지능 역시 예측과 실제 결과를 비교하며 끊임없이 자아를 갱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인간 수준의 범용 지능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 단계에서 우리는 현재 모델 최적화가 자동화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열린 세계에서 자율적으로 적응하며 상식을 갖춘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입니다. 뇌의 진화 과정을 거울삼아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 인공지능을 지향한다면, 기계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삶을 실질적으로 돕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70년의 연구 역사를 토대로 이제는 뇌를 닮은 인지적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나아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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