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한상근_양자암호, 그걸 해독한다고요? | 2019 가을 카오스강연 '도대체 都大體'
양자 암호와 양자 통신은 흔히 혼용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10여 년 전부터 상용화되어 기기가 거래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현재 학계와 산업계에서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양자 컴퓨터의 등장에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양자 내성 암호'의 표준화 과정입니다. 이 영역은 수학, 전산학, 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어 아직 정립되어 가는 단계에 있으며, 그만큼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전공 분야의 지식을 모아 암호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암호의 세계는 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독립기념관의 자료를 살펴보면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초보적인 암호 제작법이 수백 건이나 발견될 정도로 그 역사가 깊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마추어가 만든 암호라고 해서 결코 해독이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CIA 본부에 설치된 조각품 '크립토스'는 예술가가 만든 암호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일부가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이는 암호를 만드는 창의성과 그것을 깨뜨리는 해독 기술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간극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적 난제인 리만 가설은 인간의 상식적인 논리 구조를 넘어서는 무한의 영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리만 제타 함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며, 이는 지식의 축적이 반드시 문제 해결로 직결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도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자동차 운전처럼, 현재 우리가 가진 증명 도구가 부족하여 정체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결국 수학의 발전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기존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사고의 도구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현대 수학과 철학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가 수학적 정리를 무한히 출력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괴델은 기계가 영원히 출력할 수 없는 '참인 명제'가 반드시 존재함을 논증했습니다. 이는 기계적인 계산의 영역과 진리의 영역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러한 논리는 컴퓨터 자동화의 한계를 인식하게 함과 동시에,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지성만이 가진 독특한 가치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줍니다. 자연수의 무한함이 물리적 우주에 실재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칸트의 철학적 사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인간의 이성으로 알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함을 역설했는데, 이는 수학자들이 무한 너머의 세계를 다루는 방식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칸토어의 무한 집합론에서 시작해 러셀의 역설을 거쳐 양자역학적 모순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언어와 이성의 한계를 끊임없이 마주해 왔습니다. 이러한 탐구는 결국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의 틀을 확장하고, 보이지 않는 진리에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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