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오세정_기상천외한 연구를 하고 싶어요
과거에는 과학 대중화라고 하면 주로 학생들에게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카오스 재단 활동을 통해 직접 마주한 대중의 모습은 예상보다 훨씬 진지하고 지적 수준이 높았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깊이 있게 다루는 강연에도 많은 분이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먼 곳에서 찾아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과학 문화 수준이 이미 충분히 성숙했음을 보여주며, 그동안 대중이 과학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을 뿐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한국의 연구 환경은 과거 열악한 상황 속에서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 중심의 문화를 형성해 왔습니다. 남들이 이미 닦아놓은 길을 빠르게 추격하는 방식은 효율적이었지만, 이제는 독창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노벨상과 같은 세계적인 성과는 기상천외하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분야를 개척할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연구 문화가 정착되어야 우리 과학계의 진정한 도약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초과학 연구는 공공의 자산인 세금으로 지원되는 만큼 투명한 집행이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관료적 시스템은 연구자의 자율성을 저해하기도 합니다. 연구에 꼭 필요한 연구 소모품 하나를 구매할 때도 복잡한 사유를 증명해야 하는 현실은 창의적인 탐구 활동에 걸림돌이 됩니다. 선진적인 연구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판단을 신뢰하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규제보다는 지원에 집중하는 유연한 행정 시스템이 뒷받침될 때 연구자들은 더욱 과감한 도전에 나설 수 있습니다. 현재의 입시 위주 교육은 정답을 맞히는 데만 집중하게 하여 학생들이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만듭니다. 지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이제는 새로운 생각을 창출하고 자신만의 관심사를 깊이 있게 추구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중고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 걸맞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할 시점입니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은 국민의 세금과 사회적 혜택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동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단순히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며 이타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또한 세계가 주목할 만한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여 학문적 자부심을 높여야 합니다. 대학 구성원들이 자신의 성취를 공동체의 발전으로 연결할 때, 비로소 세계 무대에서 진정으로 존경받는 교육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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