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경이로운 진화의 산물, 공룡! (3) _ 이융남 교수 | 2016 가을 카오스 강연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 3강 | 3강 ③
벨기에에서 보관되던 데이노케이루스의 머리뼈는 그 크기가 1미터에 달하며, 기존의 날카로운 앞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공룡은 이빨이 없고 주둥이가 넓적하며 아래로 휘어진 독특한 생김새를 지녔습니다. 특히 도굴되었던 발가락뼈를 현장에서 다시 찾아내어 한 개체임을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극적이었습니다. 육식공룡 특유의 뾰족한 발톱 대신 뭉툭한 끝부분을 가진 이 공룡은 진흙에 빠지지 않고 물가에서 생활하며 물고기와 수초를 먹는 잡식성 생태를 가졌음이 밝혀졌습니다. 데이노케이루스는 타조공룡류에 속하면서도 독특하게 거대한 덩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50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이 공룡의 정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완전한 형태가 복원되면서 비로소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학계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등에 솟은 높은 신경배돌기는 무거운 앞몸의 무게를 지탱하는 현수교의 지지점 역할을 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공룡 진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가장 경이로운 사례 중 하나로 꼽힙니다. 현대 과학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새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사실입니다. 1억 5천만 년 전의 지층에서 발견된 시조새 화석은 깃털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통해 조류의 기원을 암시했습니다. 시조새는 깃털을 가졌지만, 입안의 이빨과 긴 꼬리, 그리고 손가락 끝의 발톱 등 현대의 새와는 다른 파충류적 골격 구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 데이노니쿠스의 발견 이후, 공룡과 새 사이의 해부학적 공통점이 100가지 넘게 확인되면서 두 집단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깃털은 처음부터 비행을 위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체온 유지나 구애를 위한 용도로 먼저 출현했습니다.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견된 수많은 화석은 육식공룡뿐만 아니라 초식공룡에게도 다양한 형태의 깃털이 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심지어 네 개의 날개를 가진 마이크로랍토르와 같은 화석은 새가 어떻게 나무 위에서 활강하며 비행 능력을 습득했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발견들은 공룡이 단순히 거대한 파충류가 아니라, 현대 조류로 이어지는 정교한 진화의 과정을 거쳤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공룡의 생태적 습성 또한 현대의 새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둥지 위에서 알을 품거나 새처럼 머리를 몸에 파묻고 잠을 자는 화석의 발견은 공룡이 온혈 동물에 가까운 신진대사를 가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공룡은 완전한 변온 동물도, 항온 동물도 아닌 그 중간 단계인 중온 동물의 특성을 보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제 조류는 파충류와 별개의 집단이 아니라 공룡의 후예로서 '사우롭시다'라는 거대한 계통 안에 통합되었습니다. 우리 주변의 새들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은 현대의 공룡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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