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빛과 함께하는 시간여행 (2) _이명균 교수 | 2015 가을 카오스 강연 '빛 색즉시공' 6강 | 6강 ②
망원경의 역사는 1608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스 리페르스헤이가 처음 발명한 이 도구는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해 천문학적 도구로 거듭났습니다. 갈릴레오는 지름 5cm의 작은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측하며 인류 역사에 남을 놀라운 발견들을 해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망원경을 처음 만든 리페르스헤이보다 이를 활용해 우주를 본 갈릴레오가 훨씬 더 유명해졌다는 사실입니다. 갈릴레오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하늘을 관측함으로써 명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안정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이는 도구의 발명만큼이나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오늘날 망원경의 개념은 과거보다 훨씬 넓어졌습니다. 단순히 가시광선을 보는 것을 넘어 우주에서 오는 모든 종류의 빛과 입자를 포착하는 기기를 통칭합니다. 현대 천문학자들은 눈 대신 CCD 카메라와 같은 정밀 관측 기기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합니다. 망원경의 종류도 전파,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 등 전자기파의 영역에 따라 다양하며, 최근에는 중력파나 입자를 관측하는 망원경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가 망원경의 위치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물리학자는 주로 지하에서, 천문학자는 지상이나 우주에서 망원경을 사용합니다. 세계 곳곳에는 거대한 거울을 가진 광학 망원경들이 우주를 향해 있습니다. 스페인에는 지름 1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GTC(그란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가 있으며, 하와이와 칠레에는 쌍둥이 망원경이라 불리는 8m급 제미니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보현산 천문대에 1.8m 크기의 반사 망원경을 운영하며 우주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칠레의 맑은 하늘 아래 '거대 망원경'이라는 뜻의 VLT를 건설하여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대형 망원경들은 거대한 구조물과 정밀한 가대 시스템을 갖추고 인류의 시야를 우주 깊숙한 곳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전파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우주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지름 305m에 달하는 아레시보 망원경은 외계 지성체와의 교신을 시도하는 무대가 되기도 했으며, 해발 5,000m 고지에 위치한 알마(ALMA) 망원경은 전 세계 학자들이 원격으로 조정하며 정밀한 자료를 얻습니다. 한편, 지구 대기의 방해를 받지 않는 허블 우주 망원경은 1990년 발사 이후 25년 넘게 환상적인 우주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주 망원경은 지상 망원경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성운과 은하의 세밀한 구조를 포착함으로써 현대 천문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주를 관측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입니다. 밤하늘의 별들은 무심코 보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응시하면 붉은색이나 푸른색 등 고유의 색깔을 드러냅니다. 또한 가시광선으로는 어둡게만 보이던 암흑 성운도 적외선으로 관측하면 그 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아기 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나 소용돌이 은하(M51)처럼 거대한 천체들도 관측 파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처럼 우주는 우리가 어떤 시각과 도구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조화로운 코스모스의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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