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뜨거워지는 지구, 급증하는 기상이변, 왜? (1) _ 김백민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 2016 가을 카오스 강연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 6강 | 6강 ①
과거 우리는 화석연료가 30년 내에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을 자주 접하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시추 효율이 높아지면서 그 사용 기간은 계속 연장되었고, 이는 단순한 과학적 예측조차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화석연료 고갈보다 훨씬 더 복잡한 변수들이 얽혀 있어 예측이 더욱 까다롭습니다. 단순히 온도가 오르는 현상을 넘어, 지구 전체의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지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은 현대 과학의 거대한 도전 과제입니다. 지구온난화라는 용어와 달리, 최근 겨울철에는 오히려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6년 북극은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온도를 기록했지만, 같은 시기 제주도에는 2박 3일간 비행기가 결항될 정도의 이례적인 폭설이 내렸습니다. 미국 역시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체감 온도로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는 기현상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역설적인 현상은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발생하는 기상이변의 대표적인 사례로, 온난화가 단순히 따뜻해짐만을 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머리 위 상공 10km에는 시속 300km에 달하는 강력한 바람인 제트기류가 1년 내내 흐르고 있습니다. 이 기류는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가두는 거대한 소용돌이 역할을 하며 지구의 기온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장치입니다. 평상시 제트기류는 북극 주위를 띠처럼 빠르게 돌며 한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주는 방벽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이 흐름의 강도가 변하게 되면, 우리가 사는 중위도 지역까지 북극의 강력한 한기가 직접적으로 쏟아져 내려오게 됩니다. 북극 해빙은 지난 수십 년간 급격히 감소해 왔으며, 특히 2000년대 이후로는 두꺼운 얼음이 사라지고 살얼음만 남는 등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얼음이 사라진 바다에서는 엄청난 양의 열과 수증기가 대기로 방출되는데, 이는 차가운 공기와 바닷물의 온도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 에너지는 대기층을 팽창시켜 제트기류를 약화시키고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요동치게 만듭니다. 결국 북극 온난화가 아이러니하게도 중위도 지역에 극심한 한파를 몰고 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지구의 날씨는 북극의 차가운 냉기와 적도의 따뜻한 열기가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역동적인 결과물입니다. 고기압과 저기압이라는 소용돌이는 남북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섞어주며 지구가 지나치게 뜨겁거나 차갑지 않게 조절하는 일종의 선물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만약 이러한 순환이 없다면 극지방은 지금보다 훨씬 추워지고 적도는 생명이 살 수 없을 만큼 뜨거워졌을 것입니다. 기상이변은 이러한 지구의 자정작용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알리는 경고이며, 우리는 이를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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