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기억 찾기 (1) _ 강봉균 교수 | 2016 봄 카오스 강연 '뇌 - Brain' 3강 | 3강 ①
우리 뇌는 무수히 많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처럼 신비로운 우주와 같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도구를 넘어, 걷고 말하며 타인과 소통하는 모든 일상적 행위의 근간이 됩니다. 만약 우리에게 기억이 없다면 가족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태어날 때부터 학습한 걸음마조차 잊어버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이처럼 뇌는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 기억에 의존하며 작동하는 정교한 기관이며, 기억이 없다면 우리의 존재 자체도 정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뇌는 기본적으로 전기 신호와 화학 신호의 원리로 작동하는 기관입니다. 측두엽, 두정엽, 전두엽 등 각 부위는 시각 및 청각 정보 처리부터 고차원적인 의사 결정까지 서로 다른 인지 기능을 담당합니다. 우리가 특정한 영상을 보거나 깊은 생각을 할 때마다 뇌의 특정 부위에서는 미세한 전기 신호가 발생하고 화학 물질이 분비됩니다. 이러한 전기 신호와 화학 신호의 상호작용을 통해 뇌는 외부 환경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처리하여 우리 몸의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특정 부위를 인위적으로 자극하면 인지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뇌가 물리적 실체임을 보여줍니다. 뇌 속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존재하며, 이들은 각자 고유한 전기 신호인 활동 전위를 만들어냅니다. 심장 세포들이 일제히 박동하며 합창을 하는 것과 달리, 뇌세포들은 각기 다른 리듬으로 신호를 내보내며 마치 오케스트라의 교향곡과 같은 복잡한 조화를 이룹니다. 이러한 뉴런들은 서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거대한 신경 회로망을 형성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려 할 때 이 회로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비로소 온전한 정보를 끄집어낼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이 회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면 잘 아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뉴런과 뉴런이 만나는 지점인 시냅스는 기억이 저장되는 핵심적인 장소입니다. 이곳에서는 글루탐산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되어 정보를 전달하며, 흥분성과 억제성 시냅스가 균형을 이루어 뇌의 정상적인 운영을 돕습니다. 특히 시냅스 가시의 크기와 형태는 학습에 의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시냅스 가소성'이라고 부릅니다. 학습을 통해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거나 변형되는 과정 자체가 바로 우리 뇌에 기억이 새겨지는 물리적인 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00조 개에 달하는 시냅스의 변화가 곧 우리의 학습과 기억의 역사가 되는 셈입니다. 기억은 크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서술 기억과 몸으로 익히는 비서술 기억으로 나뉩니다. 서술 기억은 뇌의 해마를 중심으로 처리되며, 우리가 경험한 사건이나 지식을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해마가 손상되면 새로운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해마가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관문임을 시사합니다. 반면 운동 기술과 같은 비서술 기억은 소뇌나 기저핵 등 다른 부위에서 담당하며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습득됩니다. 이처럼 뇌는 기억의 성격에 따라 저장 위치를 달리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인간의 다채로운 지적 활동을 뒷받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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