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흰동가리는 말미잘과 함께 살까?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는 광대를 닮은 외모를 지녔으며, 말미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태평양과 인도양의 따뜻하고 얕은 바다 산호초 지대에서 서식합니다. 말미잘은 치명적인 독침이 있는 촉수를 가지고 있어 다른 물고기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흰동가리는 피부에서 분비되는 특수한 점액질 덕분에 독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말미잘 사이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습니다. 흰동가리에게 말미잘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보금자리입니다. 몸집이 작은 흰동가리를 노리는 포식자들은 말미잘의 독침에 쏘여 기절하거나 목숨을 잃기 때문에,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촉수 속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한 말미잘이 먹이를 먹고 남긴 부스러기는 흰동가리에게 훌륭한 식사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흰동가리는 말미잘을 단순한 거처를 넘어 배우자를 만나고 알을 낳아 번식하는 삶의 터전으로 삼으며,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후손을 지켜나갑니다. 말미잘 역시 흰동가리로부터 생존에 필수적인 도움을 받습니다. 독침을 가진 말미잘이라도 나비고기와 같은 천적의 공격에는 취약할 수 있는데, 이때 용감한 흰동가리가 나타나 공격자를 쫓아내며 말미잘을 방어합니다. 실제로 흰동가리를 잠시 제거하면 말미잘은 포식자를 피해 촉수를 움츠리고 숨어버리지만, 흰동가리가 돌아오면 다시 활짝 촉수를 펴고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는 말미잘이 흰동가리의 존재만으로도 큰 심리적 안정감과 실질적인 방어력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방어 외에도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성장을 돕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흰동가리의 배설물에 포함된 질소는 말미잘 세포 속 공생 조류의 증식을 도와 성장을 촉진하며, 흰동가리가 주변을 헤엄치며 일으키는 물의 흐름은 산소가 부족한 암초 지대에서 원활한 산소 공급을 가능하게 합니다. 더불어 말미잘 주변의 찌꺼기를 청소해주고, 때로는 밝은 색깔로 다른 물고기를 유인해 말미잘의 사냥을 돕기도 합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지원 덕분에 말미잘은 척박한 바다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30여 종의 흰동가리는 각자 특정 종의 말미잘과만 상리공생하는 숙주 특이성을 보입니다. 이는 두 생물이 서로에게 얼마나 깊이 의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어느 한쪽이 없으면 상대방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렵습니다.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관계는 단순히 자연의 신비에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존재가 협력하여 험난한 환경을 극복해 나가는 상리공생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게 상리공생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생존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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