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 홍성욱_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아직 따라가기 힘든 이유
포스트휴머니즘은 단순한 철학적 사조를 넘어 세상을 온몸으로 끌어안는 새로운 감수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머리로만 이해하는 지식의 틀에서 벗어나, 타자와 내가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휴머니즘이 인간중심주의와 개인주의의 틀에 매몰되어 있었다면, 포스트휴머니즘은 그 이후의 세계를 고민하며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의 연결성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시각의 변화는 우리가 세상을 만지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근본적인 태도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능력을 완전히 초월하는 초지능의 도래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이 체스나 바둑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고 해서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존재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계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은 인간의 다차원적인 지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이러한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이 가진 한계를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불필요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단순한 자원의 보고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유기적 시스템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과거에는 지구가 인간의 행위와 상관없이 무한히 재생되는 존재라고 믿었으나,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생태적 위기는 그러한 믿음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과학적 사실이나 진리라고 믿어왔던 좁은 틀에서 벗어나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가이아 이론은 우리가 발 딛고 선 지구를 인간중심주의적 시각이 아닌 생태적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줍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흔히 자동차 이용을 줄이거나 난방비를 아끼는 것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가축을 사육하고 사료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대합니다. 육식을 위해 산의 나무를 깎아내고 농작물을 키우는 일련의 과정은 지구 환경에 심각한 부담을 줍니다. 거창한 구호보다 식습관의 작은 변화가 환경 보호를 위한 가장 실질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이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가 인지해야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바이러스라는 비인간 행위자가 인간 사이의 물리적 관계를 단절시켰지만, 동시에 마스크나 정보통신기술 같은 또 다른 비인간 행위자들이 그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주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오직 인간들만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비인간 행위자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탱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포스트휴머니즘적 관점에서 이러한 관계망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은 급변하는 미래 사회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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