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해설강연] 노벨생리의학상: C형간염 바이러스 정복기_ 신의철|카오스재단 x 고등과학원 '2020 노벨상 해설강연' | 1강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하여 인류 건강에 기여한 세 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과거 수혈은 생명을 구하는 필수적인 의료 행위였으나, 의도치 않게 간염을 전파하는 위험을 안고 있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에는 수혈 환자의 약 20%가 간염에 걸릴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이후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진단법이 도입되면서 위험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정체를 알 수 없는 간염 사례들이 남아 인류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하비 올터 박사는 수혈 후 발생하는 간염 중 A형도, B형도 아닌 새로운 유형이 존재함을 임상적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는 이를 '논에이 논비(Non-A, Non-B) 간염'이라 명명하고, 원인 바이러스를 찾기 위해 수많은 혈액 샘플을 체계적으로 수집했습니다. 비록 그가 직접 바이러스를 분리해내지는 못했지만, 1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끈기 있게 모은 샘플들은 후속 연구자들이 바이러스의 실체를 밝혀내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습니다. 1989년 마이클 호턴 박사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동원해 마침내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 서열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에는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하여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유전자 정보만을 먼저 규명한 것은 혁신적인 성과였습니다. 이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가 개발되었고, 헌혈액 스크리닝이 가능해지면서 수혈을 통한 감염 위험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감소하며 안전한 수혈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찰스 라이스 박사는 마이클 호턴이 발견한 유전자가 실제로 간염을 일으키는 유일한 원인임을 확증했습니다. 그는 실험실에서 합성한 바이러스 RNA를 침팬지의 간에 주입하여 질병이 유발되는 과정을 증명해냈습니다. 이 연구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생활사를 이해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이후 바이러스 복제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과학자들은 시험관 내에서 항바이러스 약물의 효능을 직접 시험할 수 있는 길을 찾았습니다. 오늘날 C형 간염은 두 달 정도 약을 복용하면 99% 이상의 환자가 완치될 수 있는 '정복된 질병'이 되었습니다. 과거의 난치병이 이제는 간단한 경구제 투여만으로 해결 가능한 시대가 온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수천만 명의 감염자가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학적 발견의 단계를 넘어, 숨겨진 감염자를 찾아내고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중보건학적 노력이 인류의 마지막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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