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과학] 우주(3): 空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4억 분의 1로 축소하는 것부터 시작해 태양계의 광활함을 탐험해 봅니다. 축척을 계속해서 줄여나가면 수성과 금성, 지구를 지나 화성과 목성, 그리고 해왕성까지의 행성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태양계의 진정한 경계라 할 수 있는 오르트 구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려 4광년에 해당하는 거리를 한 화면에 담아야 할 정도로 축소해야 합니다. 이 거대한 규모 속에서 우리가 아는 행성들은 아주 작은 흔적처럼 보일 뿐이며,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은 공간을 품고 있습니다. 태양계를 벗어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알파 센타우리 계에 도달하면 세 개의 별이 공존하는 삼중성계를 만나게 됩니다. 태양과 질량이 비슷한 알파 센타우리 A와 B, 그리고 가장 가까운 별인 적색왜성 프록시마 센타우리가 그 주인공입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태양에서 약 4.24광년 떨어져 있으며, 이는 우주적 거리로는 매우 가깝지만 인간의 척도로는 가늠하기 힘든 먼 거리입니다. 이러한 별들의 배치를 통해 우리는 태양계가 우주라는 거대한 바다 속에서 결코 고립된 존재가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우주의 빈 공간이 얼마나 거대한지 실감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과 미국 LA 할리우드 거리에 각각 등을 설치하는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두 지점 사이의 수만 킬로미터 구간에는 전구 몇 개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어둠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은하의 평균적인 밀도이며, 별과 별 사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우주에 우리만 있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겠지만, 실제 우주는 이미 물질보다 공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활한 공간의 법칙은 거시 세계뿐만 아니라 원자와 같은 미시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됩니다. 수소 원자의 경우,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자핵은 전체 크기의 10만 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만약 원자핵을 운동장 한가운데 놓인 작은 모래알이라고 한다면, 전자는 그로부터 100m나 떨어진 외곽을 돌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가 만지는 단단한 물체들도 실제로는 그 내부가 텅 비어 있으며, 우리는 물질의 실체가 아닌 원자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물질의 감촉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양계와 수소 원자는 구조적으로도 놀라운 유사성을 보입니다. 태양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중심을 잡고 있고, 원자핵 역시 원자 질량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며 중심에 위치합니다. 우주 전체의 밀도를 보더라도 1세제곱미터당 양성자가 단 몇 개에 불과할 정도로 우주는 텅 비어 있습니다. 결국 거대한 은하계부터 작은 원자 하나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본질은 빽빽한 물질이 아니라 끝을 알 수 없는 광대한 공간 그 자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 비유들을 통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술술과학] 우주(3): 空하다!](https://i.ytimg.com/vi_webp/vH7VOLJ-7W4/maxresdefault.webp)
![[석학인터뷰] 최선호_ 좋은 교수라면 벽을 허물어 줘야죠|2019 서울대 자연과학대 공개강연 '과학자의 꿈과 도전 : 과학 선율'](https://i.ytimg.com/vi_webp/To2ITeve9ek/maxresdefault.webp)
![[강연] 물질의 기원 (2) - 빅뱅 핵합성 _ 김희준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2강](https://i.ytimg.com/vi_webp/72OCGOSFd5U/maxresdefault.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