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Q] 천재적 수학자라면 카지노나 주식시장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요? | 2018 봄 카오스 강연 '모든 것의 수數다' 2강 | 자연에 숨어 있는 질서를 찾아서
수학적 이론이 실제 금융 시장에서 승리를 보장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과거 천재 경제학자들이 모여 만든 '롱텀 캐피털(LTCM)'은 이론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3년 만에 파산했지만, 짐 사이먼스의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오직 수학적 기법만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습니다. 이는 수학이 시장을 해석하는 강력한 도구임은 분명하나, 그 적용 방식과 상황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수학적 완결성만큼이나 현실의 변동성을 이해하는 유연함이 중요합니다. 연구자의 길은 때로 예상치 못한 우연에 의해 결정되기도 합니다. 2007년 미국 메릴랜드 대학으로 연구 파견을 떠났을 당시, 원래 계획했던 주제는 '양자 키네틱 방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플로킹 현상'에 매료되어 기존의 연구 계획을 뒤로한 채 새로운 분야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부업처럼 시작했던 이 연구는 지난 10년 동안 제 학문적 여정의 중심이 되었고, 이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주어졌을 때 비로소 가능한 변화였습니다. 금융 위기 상황에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독특한 양상을 보입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서로 다른 주식들의 변동성이 마치 새 떼가 무리 지어 이동하는 것처럼 동시에 급격하게 움직이는 '동기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플로킹 이론을 금융에 접목하여 개발한 것이 바로 '플로킹 변동성 지수(FVI)'입니다. 비록 기존 경제학계의 비판도 있었지만, 수학적 통찰력을 통해 시장의 위기 징후를 포착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중요한 연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수학 수준은 세계적인 학자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편미분 방정식 분야는 국내에서 공부한 연구자들이 해외 유수 대학의 교수진으로 임용될 정도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유학이 필수적인 과정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공유하고 활발한 학술 교류가 가능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충분히 깊이 있는 연구가 가능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본인의 의지와 연구 환경입니다. 순수 수학의 가치는 당장의 실용성보다는 그 이론이 지닌 잠재력에 있습니다. 1900년대 초반에 개발된 '룬게-쿠타 방법'은 컴퓨터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산물이지만, 오늘날 시뮬레이션의 핵심 도구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위상수학의 추상적인 개념들이 현대의 데이터 분석 기법인 위상적 데이터 분석(TDA)으로 재탄생한 사례는 수학적 호기심에서 시작된 탐구가 어떻게 산업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좋은 수학은 시대를 초월하여 언젠가 반드시 그 유용성을 증명해 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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