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알고 나면 대수로운 대수기하학 1_by 김영훈 / 2024 봄 카오스강연 '세상에 나쁜 수학은 없다' 5강 첫 번째 이야기 | 5강 ①
수학자라고 하면 흔히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거나 복잡한 계산을 척척 해내는 천재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수학자들은 계산기 없이는 간단한 셈도 불안해하거나, 일상에서는 멍하니 생각에 잠겨 바보 같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 평범한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수학의 본질은 단순한 암산이 아니라 기호와 논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MBTI의 'T' 성향처럼 이성적일 때도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끊임없이 상상하는 'N'의 면모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수학은 다른 학문과 달리 기존의 이론이 폐기되지 않고 켜켜이 쌓여 거대한 탑을 이루는 독특한 학문입니다. 경제학이나 다른 사회과학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패러다임이 바뀌며 이전 이론을 대체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특히 대수기하학은 중고등학교 과정부터 접할 수 있는 익숙한 분야이면서도,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들의 업적이 층층이 쌓여 만들어진 매우 깊고 매력적인 학문입니다. 한 층이 완성되면 다음 천재가 그 위에 새로운 층을 올리는 방식으로 수학의 지평은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인공지능이 수학적 난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수학의 진정한 가치는 문제를 해결할 때 느끼는 인간의 희열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계산하고 새로운 패턴이나 반례를 찾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수학자들에게 새로운 도구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어려운 문제를 며칠 밤낮 고민하다가 마침내 해답을 찾아냈을 때의 그 통쾌함과 행복은 기계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이러한 성취감은 수학을 단순한 공부가 아닌 즐거운 놀이이자 예술로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수학적 즐거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바리뇽의 정리'가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그린 못생긴 사각형이라도 각 변의 중점을 연결하면 마법처럼 완벽한 평행사변형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대각선이라는 보조선 하나를 긋는 순간 닮음의 원리가 명확히 드러나며 해답이 벼락처럼 머릿속을 스칩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던 구조를 발견하고 논리적으로 증명해 나가는 과정은 마치 마술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과 같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며, 이것이 바로 수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하는 이유입니다. 오일러가 해결한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문제'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여 구조를 파악하는 수학적 사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그는 지형의 구체적인 수치 대신 연결 관계에만 집중하여 '그래프 이론'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오늘날 물류 시스템, 데이터 네트워크 설계, 지하철 노선도 등 현대 산업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수학은 단순히 숫자를 다루는 학문을 넘어, 복잡한 세상 속에서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선별해 주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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