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TALK-10] 코로나시대 빌게이츠가 주목한 분야, 앞으로 노벨상이 유력한 분야_석차옥 교수 | 10강
세상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단백질과 핵산 같은 분자들의 집합체입니다. 계산화학자는 실험 가운 대신 컴퓨터를 이용해 이러한 원자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합니다. 특히 물 분자와의 관계인 친수성·소수성 상호작용은 바이러스의 형태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힘입니다. 바이러스가 비말이나 에어로졸 상태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이유도 물이 없으면 그 정교한 구조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원자 수준의 이해는 치료제 개발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가 됩니다. 효과적인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N 단백질에 결합하여 바이러스가 세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원리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에는 타미플루가 효과가 없는데, 이는 유전체 구조상 해당 표적 단백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서열이 3차원 구조로 접히면서 고유한 기능을 갖게 되는데, 약물은 이 구조의 틈새에 정확히 들어맞아야 합니다. 따라서 바이러스마다 다른 단백질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치료제 설계의 핵심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가 코로나19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도 단백질 구조의 차이에 있습니다. 두 바이러스 모두 프로테아제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입체적인 모양이 너무나 달라 약물이 제대로 결합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렘데시비르는 RNA 복제 과정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바이러스의 RNA 중합효소를 속여 가짜 부품을 끼워 넣음으로써 유전체 합성을 중단시키는 전략입니다. 이처럼 치료제 개발은 원자 단위에서 벌어지는 정교한 속임수와 결합의 싸움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돋아난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간 세포 침투의 첫 관문입니다. 이 단백질의 핵심인 RBD는 평소에는 아래로 향해 면역 체계의 공격을 피하다가, 결합 시에만 위로 올라오는 영리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사스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19는 RBD의 아미노산 변이를 통해 인간 수용체와 훨씬 더 강하게 결합하도록 진화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와 변이를 원자 수준에서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작업은 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연구 분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 컴퓨터를 이용한 구조 예측 기술은 실험적 한계를 보완하며 신약 개발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의 정확도가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수백만 개의 후보 물질 중 가능성 있는 것들을 추려냄으로써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줍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의 도입은 이러한 계산화학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산화학은 바이러스의 변이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그에 최적화된 진단제와 치료제를 설계하는 데 있어 인류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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