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짧강] 초기 별들의 화석을 찾아서 _ by전명원|2019 봄 카오스강연 '기원, 궁극의 질문들' 3강
빅뱅 이후 약 138억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주는 끊임없이 진화해 왔습니다. 초기 우주는 별이 존재하지 않아 매우 차갑고 어두운 상태였으나, 탄생 후 약 2억 년에서 3억 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 비로소 1세대 별들이 빛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1세대 별들은 오늘날의 별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독특한 성질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들은 태양 질량의 100배에서 200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으며, 이러한 거대 질량 별들의 등장은 우주를 더욱 복잡하고 역동적인 체계로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주 초기에 존재했던 1세대 별들은 지구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관측하는 것이 현대 기술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이들이 남긴 흔적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대한 질량을 가졌던 1세대 별들은 초신성 폭발을 통해 생을 마감하며 탄소와 산소 같은 중원소를 우주 공간으로 방출했습니다. 이렇게 방출된 원소들은 주변의 성간 물질과 섞이게 되었고, 이 '오염된' 물질들이 뭉쳐지면서 1세대 별의 화학적 성분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2세대 별들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1세대 별들은 질량이 컸던 만큼 수명이 매우 짧아 금방 사라졌지만, 그 뒤를 이은 2세대 별들 중 일부는 질량이 가벼워 우주의 나이만큼이나 긴 시간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초기 우주의 정보를 간직한 별들이 현재 우리 은하 근처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고대의 별들을 찾아내어 그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수십억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직접 볼 수 없는 태초의 우주 환경과 1세대 별들의 실체를 간접적으로나마 완벽하게 재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천문학적 탐색의 중심에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상 망원경인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이 있습니다. 2020년대 완공을 목표로 국제 공동 개발이 진행 중인 GMT는 여러 국가가 힘을 합쳐 우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건설되고 있습니다. 이 망원경은 압도적인 해상도와 집광력을 통해 초기 우주에서 오는 아주 미세한 빛까지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1세대 별이 남긴 희귀한 흔적을 찾는 것은 물론, 외계 행성 탐사와 우주 팽창의 비밀을 밝히는 데에도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 초기의 거대 질량 별들이 폭발하며 남긴 중원소의 구성 비율은 오늘날의 별들과는 확연히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규소와 철은 풍부하지만 홀수 번호의 원소들은 적게 나타나는 등의 특이한 스펙트럼을 찾아내는 것은 현대 천문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 하나입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그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러한 연구는 결국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주 전역에 무거운 원소들이 퍼져나간 덕분에, 오늘날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비옥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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