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2023년 튀르키예와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인류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며 지진의 공포를 다시금 각인시켰습니다. 지진은 건물을 붕괴시키고 쓰나미를 일으키는 등 파괴적인 힘을 지니고 있지만, 그 근원을 따라가 보면 지구가 살아있는 행성임을 증명하는 열쇠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구 중심부의 핵은 막대한 열에너지를 방출하며 내부 물질의 열대류를 일으킵니다. 뜨거운 물질은 상승하고 차가운 물질은 하강하는 이 거대한 흐름은 지구의 겉 부분인 암석권을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지구의 암석권은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판들은 지구 내부의 열과 중력에 의해 끊임없이 판 운동을 합니다. 지진은 주로 이 판들이 서로 맞닿는 경계부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밀도가 높은 판이 낮은 판 아래로 파고드는 섭입대에서 강력한 지진이 자주 관측됩니다. 섭입대에서는 지표면부터 지하 깊숙한 곳까지 다양한 깊이에서 응력이 집중되며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지진들이 발생해 왔습니다. 반면 판이 서로 멀어지는 해령 부근에서는 상대적으로 얕은 깊이의 지진이 주로 발생하며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전 세계 지진의 약 90%는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지만, 나머지 10%는 판의 내부에서 일어납니다. 판 내부 지진은 경계부보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과거에 형성된 단층이 새로운 응력을 받아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기에 그 원인이 더욱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마그마의 이동으로 인한 화산 지진이나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인공 지진 등 지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합니다. 결국 지구상의 모든 지역은 과거 어느 시점에든 지진을 경험했을 것이며, 판 운동이 지속되는 한 지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지구 내부의 열대류가 멈추고 판 운동이 중단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구가 활동성을 잃었음을 의미합니다. 판 운동이 멈춘 지구는 화성이나 금성처럼 단일 판으로 이루어진 행성이 될 것이며, 대기에 의한 침식과 풍화 작용으로 인해 지표면은 점차 평평해질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화성과 금성의 지질 구조를 연구함으로써 지구의 판 운동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속되는지를 역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지구가 다른 행성들과 달리 어떻게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을 유지해 왔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지진은 우리에게 큰 재앙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판 운동은 탄소를 순환시켜 미생물부터 동식물에 이르기까지 생명 활동에 필요한 원소를 공급하며, DNA와 단백질 합성에 기여합니다. 즉, 지진은 지구가 여전히 뜨겁게 살아있으며 생명을 품을 수 있는 역동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인 셈입니다. 지진의 위험에 대비하는 동시에, 우리는 이 거대한 자연 현상이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의 일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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