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Incredible Quantum + 우주, 인간, 선택 by박권, 송영조 | 2018 여름 카오스 콘서트 '수학과 과학 42' 2부 | 2부
양자역학은 우리가 보는 고전역학적 세상을 넘어선 우주의 참된 실체입니다. 흔히 고전역학을 양자역학의 근사라고 부르는데, 이는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이 사실은 거대한 양자적 현상의 일부분임을 시사합니다. '인크레더블 퀀텀'이라는 이름처럼 양자역학은 믿기 힘들 정도로 경이로운 원리들로 가득 차 있으며, 현대 물리학이 추구하는 '모든 것의 이론'에 가장 근접한 학문입니다.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하려는 여정은 바로 이 양자역학이라는 낯설고도 아름다운 세계를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영화 '컨택트'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인간과 달리 시간을 선형적인 인과관계로 보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동시에 바라봅니다. 이는 양자역학이 우주를 해석하는 방식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우주는 고정된 입자들의 집합이 아니라 끊임없이 출렁이는 파동의 바다와 같습니다. 모든 존재는 공간에 퍼져 있는 확률적 파동으로 기술되며, 이러한 파동의 성질을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우주를 구성하는 네 가지 근본적인 힘 중 세 가지를 하나로 통합하여 설명할 수 있는 단초를 얻게 됩니다. 양자역학에서 우주가 파동이라는 사실은 곧 우주가 복소수로 이루어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복소수는 실수와 허수라는 두 개의 숫자로 구성되는데, 이는 파동의 크기뿐만 아니라 '위상'이 존재함을 뜻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위상 자체는 확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물리학에서는 이를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핵심 원리로 활용합니다. 파동의 위상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이 대칭성은 서로 달라 보이는 자연계의 힘들을 하나의 원리로 묶어주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 현대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완성하는 기반이 됩니다. 현대 물리학의 정수인 표준 모형은 17개의 기본 입자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전자기력과 약력, 강력이라는 세 가지 힘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이론적으로 힘들을 통합하면 모든 입자가 질량을 잃고 빛의 속도로만 움직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질량이 필요하지만, 힘의 통합이라는 원리는 질량의 존재를 부정하는 모순적인 상황을 만듭니다. 이 거대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힉스 장의 개념입니다. 힉스 메커니즘의 원리는 놀랍게도 저온에서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체 현상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초전도체 내부에서는 빛이 질량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여 내부로 깊이 침투하지 못하는데, 이를 통해 자석이 공중에 뜨는 자기 부상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 초기에는 질량이 없던 입자들이 힉스 장과 상호작용하며 마치 끈적한 공간을 지나듯 느려지게 되었고, 이것이 우리가 인지하는 '질량'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즉,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우주 전체가 일종의 거대한 초전도체와 같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질량의 탄생과 질서의 형성은 '자발적 대칭성 붕괴'라는 원리로 설명됩니다. 미어캣들이 각자 주변을 살피다가 한 마리가 특정 방향을 보면 나머지도 덩달아 그곳을 주시하며 전체적인 질서가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입자들 사이의 미세한 상호작용이 거대한 우주적 질서를 만들어내고, 이는 다시 개별 입자들에게 질량이라는 속성을 부여합니다. 부분의 성질이 모여 전체의 현상을 만들고, 그 전체의 상태가 다시 부분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 유기적인 연결 고리야말로 양자역학이 보여주는 우주의 가장 신비로운 단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물리학이 발전하여 인간의 뇌 신호와 선택까지 모두 계산할 수 있다면 우리의 '자유 의지'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벤자민 리벳의 실험은 우리가 의식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 이미 뇌가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결정론적인 우주관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미래가 확률적으로 결정된다고 말하며, 복잡계 물리학은 수많은 입자로 이루어진 인간 시스템의 미래를 완벽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시사합니다. 결국 모든 것의 이론을 찾는 여정은 우주의 법칙을 밝히는 동시에,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의 본질을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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