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과학관 11월 과학스쿨 : 반도체가 알려주는 우리의 미래
과거 1965년 사람들이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당시 태양광 주택이나 전기 자동차, 화상 전화기 등은 실현 불가능한 꿈처럼 여겨졌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스마트폰과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통해 우리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시간의 흐름 덕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온 반도체 기술의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반도체란 이름 그대로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성질을 가진 물질을 의미합니다.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와 흐르지 않는 부도체 사이를 필요에 따라 오가며, 전압을 조절해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스위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작은 스위치들이 수백만 개, 수억 개씩 모여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부품인 칩이 됩니다.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심장이 바로 이 반도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과거에 '컴퓨터'라는 단어는 기계가 아닌 계산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암호 해독을 위해 더 빠르고 정확한 계산이 필요해지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계 장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위치 두 개로 시작한 초기 형태의 계산 기계는 수많은 스위치를 집적하며 암호를 해독해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컴퓨터는 기계를 지칭하는 용어로 굳어지며 현대 정보통신 기술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1947년 최초의 반도체 소자가 발명된 이후, 반도체 기술은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눈부시게 발전해 왔습니다. 손바닥보다 큰 공간에 겨우 몇 개의 소자가 들어갔던 아폴로 11호 시절을 지나, 이제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영역에 수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어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집적 기술의 발전은 1970년대 상용 컬러 TV와 최초의 휴대폰을 탄생시켰으며, 1990년대의 PDA를 거쳐 현재의 고성능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시대를 이끈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한히 작게 만드는 것에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원자 단위인 0.1나노미터에 가까워질수록 더 이상 크기를 줄이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평면에 소자를 배치하는 대신, 마치 고층 건물을 짓듯이 위로 쌓아 올리는 3차원 적층 기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8년 이후의 기술 로드맵은 이러한 3차원 적층 기술을 통해 반도체의 성능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는 데이터 폭증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력 소모 문제는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는 엄청난 전력을 소모했지만, 이세돌 기사는 커피 한 잔의 에너지만으로도 대등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이러한 효율성의 차이는 인간의 뇌 구조에서 답을 찾게 했습니다. 인간의 뇌를 모사한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방식보다 수천 배 이상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으며, 이는 향후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고성능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입니다. 반도체가 그리는 미래는 이미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안경이나 렌즈 형태로 진화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허공에 화면을 띄워 정보의 제약을 없앨 것이며,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 또한 드론 배송과 같은 로봇 기술은 물류 혁명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습니다. 100년 전의 뉴욕과 현재가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나듯, 앞으로의 100년은 반도체 혁신을 통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훨씬 더 경이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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