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식물은 빛을 어떻게 인지할까? - 광합성과 빛 (1) _최길주 교수 | 2015 가을 카오스 강연 '빛 색즉시공' 4강 | 4강 ①
식물은 눈, 코, 입이 없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식물은 눈이 없는데 어떻게 세상을 볼까?'라는 순수한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KAIST 최길주 교수는 이러한 유년기의 호기심을 평생의 연구 주제로 삼아 식물의 광수용체인 피토크롬을 연구해 왔습니다. 식물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그에 맞춰 반응하며 살아가는 능동적인 존재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식물학 연구의 시작입니다. 식물이 빛을 본다는 사실은 일상 속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땅속에 심은 강낭콩은 싹이 터서 아래가 아닌 위를 향해 자라나며, 지표면을 뚫고 나오자마자 잎을 펼치고 녹색으로 변합니다. 또한 아파트 베란다의 화초가 창가 쪽으로 몸을 기울여 자라는 굴광성 현상은 식물이 빛의 방향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식물이 빛을 시각적으로 인지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정교한 반응이며, 식물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식물은 단순히 빛의 유무뿐만 아니라 빛의 파장까지도 구별해냅니다. 상추 씨앗의 경우, 670나노미터의 적색광을 쬐어주면 발아가 촉진되지만, 730나노미터의 원적색광을 쬐어주면 발아가 억제됩니다. 이는 식물이 자신이 받은 빛이 어떤 색인지, 즉 어떤 파장의 에너지를 흡수했는지를 정밀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정교한 빛 감지 능력은 식물이 단순히 빛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변 환경의 변화를 깨닫고 그에 맞춰 생애 주기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자란 식물은 콩나물처럼 줄기가 길고 잎이 노란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는 빛을 찾아 빠르게 지상으로 올라가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반면 빛을 받으면 줄기 성장은 억제되고 잎이 넓어지며 광합성을 준비하는 형태로 변합니다. 또한 강낭콩 잎이 낮에는 펼쳐지고 밤에는 처지는 현상이나 사과가 빛을 받아 안토시아닌을 만들어내는 과정 역시 식물이 빛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그 정보를 생리적 변화로 연결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이 이토록 필사적으로 빛을 보려는 이유는 생존에 필수적인 광합성 때문입니다. 식물은 엽록체 내의 엽록소와 카로틴 같은 색소를 이용해 빛 에너지를 포획하고, 이를 탄수화물이라는 화학 에너지로 전환합니다.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 식물에게 빛은 단순한 정보 이상의 생명줄과 같습니다. 따라서 식물은 자신이 광합성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명당을 찾고, 그곳에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빛의 상태를 살피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탐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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