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술술과학] 유령을 본다, 맹점 | 카오스 브레인 오디세이(9)
인간의 뇌는 단순히 외부 세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장치가 아닙니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상상할 때 머릿속에 생생한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으며, 꿈을 꿀 때는 그것을 현실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시력을 상실한 사람들 중 일부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환상을 경험하곤 하는데, 이는 우리의 뇌가 외부 자극 없이도 스스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뇌는 마치 거대한 영상 저장소처럼 데이터를 보관했다가 특정 상황에서 이를 재현하는 놀라운 기능을 수행합니다. 뇌과학자 라마찬드란 박사는 사고로 인해 시야의 일부를 잃은 환자 조시의 사례를 통해 뇌의 신비로운 작동 방식을 설명합니다. 조시는 사고로 뇌의 시각 담당 부위가 손상되어 시야 왼쪽에 손바닥 크기만 한 암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시각 정보의 일부가 누락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점은 그가 단순히 보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뇌가 그 빈 공간을 스스로 조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시각 정보의 결손이 뇌의 능동적인 개입을 유도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라마찬드란 박사가 조시에게 끊어진 선분을 보여주었을 때, 놀라운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분리된 두 선으로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두 선이 서로를 향해 길어지더니 결국 하나의 완전한 선분으로 연결된 것입니다. 박사는 이를 '채워넣기' 현상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뇌가 주변의 정보를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의 이미지를 추론하여 완성시킨 결과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일어나며, 파편화된 시각 정보를 하나의 일관된 세계로 통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눈의 망막에는 시신경이 모여 나가는 통로인 맹점이 존재하며, 이곳에는 시세포가 없어 물리적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검은 구멍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두 눈이 서로의 맹점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며, 다음으로는 뇌가 주변 배경을 토대로 빈 곳을 정교하게 채워넣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실험을 통해 맹점의 위치를 확인해보면, 특정 거리에서 물체가 사라지는 대신 주변의 색상이나 패턴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경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뇌의 이러한 채워넣기 능력은 때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보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뇌는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며, 이 과정에서 환각이나 유령, 미확인 비행 물체(UFO)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은 뇌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기대를 시각화한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우리가 보는 세상은 외부의 물리적 현실과 뇌가 만들어낸 내부의 상상력이 결합된 결과물이며, 우리는 각자의 마음이 투영된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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