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억도! 태양보다 더 뜨거운 물질을 보관하려면?
최근 한국의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인 KSTAR가 플라스마 온도 1억 도를 달성하며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번 성과는 단 한 명의 연구자가 아닌, 국내외 여러 대학과 연구 기관의 긴밀한 협력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1억 도의 온도는 인공 태양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적인 조건으로, 이를 달성한 것은 단순한 일회성 기록을 넘어 장시간 플라스마를 유지하기 위한 원동력이 됩니다. 연구진은 실험 후 수 분 뒤에 도달한 온도를 확인하며 예상보다 우수한 성능의 플라스마 레시피가 성공했음을 깨달았고, 이는 앞으로 더 오랜 시간 에너지를 유지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입니다. 이번 실험 성공의 열쇠는 바로 내부 수송 장벽인 'ITB(Internal Transport Barrier) 모드'였습니다. 플라스마 온도를 높이고 가두기 위해서는 고성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때 이온들이 일정 한계점을 넘으면 밖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장벽을 쳐서 흐름을 제어하는 수송 장벽 모드입니다. 장벽이 없는 기본 L-모드에서부터 가장자리에 장벽을 만드는 ETB 모드, 중간 내부에 장벽을 치는 ITB 모드, 그리고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는 DTB 모드가 존재합니다. 이번 KSTAR 실험은 ITB 모드를 활용해 내부에 보관하는 플라스마 이온 수를 효율적으로 극대화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어떻게 1억 도라는 초고온의 열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핵심은 진공 상태에 있습니다. 토카막 장치 내부는 초고진공 상태로 유지되어 입자 밀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1억 도의 고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이 존재하더라도 용기가 즉각적으로 녹아내리지 않습니다. 또한, 뜨거운 플라스마가 용기 내벽에 직접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중에 띄우는 정밀 제어 기술이 작동합니다. 내벽은 탄소나 텅스텐 같은 고온 견딤 재료로 만들어진 타일로 보호받고 있으며, 플라스마와의 미세한 간격을 유지함으로써 장치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핵융합 환경을 조성합니다. 플라스마를 안전하게 가두기 위해 토카막은 정교한 코일 시스템을 활용합니다. 초기의 일자형 원통 자석 방식은 중심부 입자가 빠져나가는 한계가 있어, 이를 도넛 형태의 토로이달 필드(TF) 코일로 발전시켜 입자 손실을 막았습니다. 하지만 토로이드 구조에서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상하로 분리되면서 전기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입자가 튕겨 나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도넛 중앙에 중앙 솔레노이드(CS) 코일을 배치하여 변하는 자기장을 만들고, 이로 인해 유도된 플라스마 전류로 폴로이달 자기장을 형성하여 전하를 다시 뒤섞음으로써 가둠 상태를 안정화했습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폴로이달 필드(PF) 코일을 더해 플라스마를 완벽히 통제합니다. PF 코일은 플라스마 전류와 상호작용하여 당기거나 미는 힘을 작용시킴으로써 플라스마 모양을 안정적인 D자형으로 만들고 공중에 띄웁니다. 이러한 강력한 자기장 시스템을 발열 없이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KSTAR는 저항이 완전히 0인 초전도 코일을 사용합니다. 일반 구리 도선과 달리 초전도 선재는 엄청난 양의 전류를 손실 없이 흘려보낼 수 있어 강한 자기장을 얻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독보적인 성과는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국제 공동 핵융합 실험로인 ITER의 성공에도 중대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