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쓴 과학책#10] 김승섭_우리 몸이 세계라면 | KAOS X 공원생활 특집
과학의 역사는 관찰과 실험을 통해 기존의 선입견과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믿음을 바꾸어 온 과정입니다. 차별과 낙인 역시 편견과 혐오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우리가 타인을 온전한 인간으로 대하도록 돕는 과학의 중요한 기여 측면이 있습니다. 1968년 제인 엘리엇의 실험은 멜라닌 색소라는 생물학적 사실에 자의적인 가치를 부여했을 때 아이들의 행동과 능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근거 없는 우월의식은 누군가에게는 특권이 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깊은 상처와 결핍을 남기며 사회적 관계를 왜곡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인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단단하고 확실한 범주가 아닙니다. 타이거 우즈나 버락 오바마의 사례에서 보듯 인종의 구분은 매우 임의적이며, 유전학적으로도 인종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과거 사무엘 조지 모턴과 같은 학자들은 이미 정해진 결론에 맞춰 데이터를 수집하며 인종 간 우열을 가리려 했으나, 이는 오늘날 유사 과학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과학의 이름으로 자행된 이러한 왜곡은 제국주의와 노예제를 정당화하는 이념적 도구로 활용되어 왔을 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인종차별적 시선은 무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예일대 아동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유아원 교사들은 아무런 문제 행동을 하지 않는 아이들을 관찰할 때도 흑인 남자아이를 가장 주의 깊게 감시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잠재적 가해자로 의심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개인은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차별적 시선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끊임없는 긴장과 공포를 유발하며, 이는 단순한 심리적 문제를 넘어 공동체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폭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차별과 낙인은 인간의 몸에 물리적인 흔적을 남깁니다. 생명체는 위협을 느낄 때 생존을 위해 심장 박동을 높이고 비상 모드로 전환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보입니다. 맹수를 만났을 때 유용한 이 반응이 일상적인 차별과 소외로 인해 상시화되면 신체는 원래의 평형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고 만성적인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물리적 타격이 없더라도 내가 언제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심리적 위협이 지속되면, 우리 몸의 경고 체계는 과부하를 일으킵니다. 이는 결국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수많은 질병의 발생으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결과로 나타납니다. 한 인간을 단 하나의 카테고리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킴벌리 크렌쇼가 제안한 교차성 개념은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 수많은 정체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강조합니다. 타인을 피부색이나 특정 배경으로 쉽게 정의하지 않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으로 상대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는 기존의 편견에 맞서 관찰과 데이터에 근거해 진실을 탐구해 온 과학적 사유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열린 감수성을 견지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덜 상처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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