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민경_AI로 풀어가는 생명의 비밀: 생명은 설계될 수 있을까?|제33회 서울대 자연과학 공개강연_"과학 그리고 인공지능"
우리 몸의 핵심 분자인 단백질은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 가장 부지런한 일꾼입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하는 일은 그 기능을 이해하는 첫걸음이자 현대 생명과학의 핵심 과제입니다. 과거에는 단백질 구조 예측이 미지의 영역에 가까웠으나,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알파폴드와 같은 혁신적인 인공지능 모델은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하며, 생명 현상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공지능이 도입되기 전, 단백질 구조를 밝히기 위해서는 엑스레이나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과 같은 복잡한 실험 기법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하나의 단백질 구조를 규명하는 데 수개월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여, 이는 연구자들에게 매우 고된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해 단백질의 형태를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능을 추론하는 가설 중심의 연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생명과학 연구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은 일반적인 대화형 모델에서는 문제로 지적되지만, 단백질 설계 분야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가 됩니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낼 때, 인공지능의 창의적인 예측 능력이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인간은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단백질 부품을 정밀하게 설계하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질병 치료를 위해 생명의 오작동을 수정할 수 있는 정교한 설계도로 기능하게 됩니다. 단백질 설계 기술은 인류가 당면한 여러 난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입니다. 항체 치료제나 백신 개발은 물론,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를 설계하여 환경 문제를 해결하거나 친환경적인 생물 공정을 구축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기술은 강력한 도구인 만큼 윤리적인 성찰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의도치 않은 바이러스 설계나 생화학 무기 제조와 같은 악용의 가능성을 경계하며, 이 도구를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책임에 달려 있습니다. 미래의 생명과학 연구는 실험실에서의 물리적인 활동과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 과학이 조화롭게 결합된 형태가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가진 강력한 연산 능력은 복잡한 생명 현상을 분석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자신의 연구 분야에 접목하려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기술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고 기존의 한계를 넘어설 때, 비로소 생명과학은 더 넓은 진리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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