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제임스웹으로 살피는 별 탄생 1_by 이정은 | 2025-2026 카오스강연 'Across the Universe' 3강 첫 번째 이야기
우주는 거대한 물질의 순환이 일어나는 공간입니다. 별의 내부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된 다양한 원소들은 별의 종말과 함께 성간 매질로 돌아가며, 다시 중력 수축을 거쳐 새로운 천체를 형성하는 근간이 됩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탄소나 산소 같은 원소들이 과거 어느 별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인간과 우주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이러한 탄생과 진화의 연결 고리를 추적하며, 특히 별과 행성계가 형성되는 구체적인 물리적 과정을 적외선 시선으로 정밀하게 관측하여 인류에게 새로운 우주적 서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은하의 진화 과정에서 별 탄생률은 사회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출생률과 같은 지표입니다. 가시광선으로 본 은하가 별빛의 화려함을 강조한다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적외선 관측은 그 이면에 숨겨진 두꺼운 가스와 먼지 구름을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M74 은하를 보면, 가시광선에서는 어둡게 보이던 나선팔의 검은 띠들이 적외선 영역에서는 별들이 태어나는 뜨겁고 역동적인 현장으로 변모합니다. 이는 차가운 먼지들이 적외선을 방출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알리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은하가 어떻게 물질을 별빛으로 전환하며 성장하는지를 상세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은하에서도 별의 탄생은 현재진행형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약 2만 7천 광년 떨어진 나선팔 지점에는 용골자리 성운과 같은 거대한 별 탄생 영역이 존재합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우주 절벽' 이미지는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100배 높은 감도로 가시광선에서는 보이지 않던 수많은 아기 별들을 포착해냈습니다. 이 아찔한 절벽 구조는 사실 차가운 먼지 티끌들이 방출하는 적외선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칠흑처럼 어두운 공간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역동적인 현장을 보여줍니다. 이는 별이 단순히 조용히 빛나는 존재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별이 태어날 때 적용되는 중요한 물리 법칙 중 하나는 각운동량 보존 법칙입니다. 거대한 우주 구름이 중력으로 수축하며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 구름은 납작한 원반 모양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원반의 중심에서는 태아별이 성장하고, 주변부에서는 행성들이 만들어질 준비를 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복잡한 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전파 망원경인 ALMA(알마)를 함께 사용합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뜨거운 태아별과 분출류를 관측하고, ALMA(알마)는 매우 차갑고 두꺼운 원반 물질을 투과하여 관측함으로써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결합해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완성합니다. 과거에는 태아별이 일정한 속도로 질량을 흡수하며 성장한다고 생각했지만, 최신 관측 결과는 전혀 다른 사실을 말해줍니다. 태아별은 마치 '간헐적 폭식'을 하듯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물질을 빨아들이고 긴 시간 동안 단식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자라납니다. 이러한 폭식 현상은 별의 밝기를 주기적으로 급격히 변화시키며, 그 과정에서 강력한 물질 방출인 제트가 형성됩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이러한 태아별의 밝기 변화와 제트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별이 어떤 주기로 질량을 얻고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성숙해가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행성의 탄생에는 우주 먼지의 성분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우주 구름 속의 먼지는 주로 규소와 탄소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래 이들은 구조가 불규칙한 비결정질 상태입니다. 하지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결정 구조를 가진 규산염 먼지들을 발견했습니다. 비결정질 먼지가 결정질로 변하기 위해서는 600도 이상의 높은 온도가 필요한데, 이는 태아별이 폭식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가 주변 물질을 데웠음을 의미합니다. 즉, 별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역동적인 열에너지가 행성을 구성하는 암석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차가운 혜성에서 뜨거운 환경에서만 만들어지는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되는 현상은 오랜 천문학적 미스터리였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관측은 이 비밀을 푸는 열쇠를 제공했습니다. 태아별 근처의 뜨거운 영역에서 만들어진 결정질 먼지들은 '원반풍'이라 불리는 거대한 흐름에 실려 원반의 바깥쪽 차가운 영역까지 운반됩니다. 이 과정에서 안쪽의 뜨거운 물질과 바깥쪽의 차가운 물질이 섞이게 되고, 결국 혜성과 같은 천체에도 결정질 물질이 포함되게 됩니다. 이러한 물질의 대이동과 혼합은 우주 전반에 걸쳐 원소들이 어떻게 재배치되는지 보여주며 생명 거주 가능 지역의 형성을 이해하는 단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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