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제임스웹으로 살피는 별 탄생 2_by 이정은 | 2025-2026 카오스강연 'Across the Universe' 3강 두 번째 이야기
우주에서 생명의 근원인 물은 차가운 우주 먼지의 표면에서 만들어집니다. 영하 270도에 달하는 극한의 추위 속에서 수소와 산소 원자가 우주 먼지에 달라붙어 얼음층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후 중심별이 탄생하여 주변을 데우면 이 얼음들이 기체로 승화하며 행성계 원반으로 퍼져나갑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실제로 원시 행성계 원반의 안쪽 영역에서 이러한 물의 스펙트럼을 관측하며, 지구형 행성이 만들어지는 곳에 물이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단순히 물이 존재하는 것을 넘어, 액체 상태의 물이 유지될 수 있는 '생명 가능 지역'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태양계만 보더라도 금성, 지구, 화성이 이 영역에 포함되지만 오직 지구에만 생명이 존재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외계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대기를 관관통하는 별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그 성분을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물과 오존 같은 생명 지표(Biomarker)를 찾아냄으로써 해당 행성이 실제로 생명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인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생명 탄생에는 물 외에도 복합 유기 분자가 필수적입니다. 이들 역시 우주 먼지 표면의 얼음 상태로 형성되지만, 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설선(Snow line)'이라 불리는 경계 안쪽에서는 모두 기화되어 사라집니다. 초기 지구는 이 설선 안쪽의 메마른 영역에서 형성되었기에 물과 유기물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설선 밖 차가운 곳에서 형성된 혜성들이 지구와 충돌하며 생명의 재료들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혜성은 형성된 위치에 따라 포함하는 성분이 다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혜성마다 물과 이산화탄소의 함량이 다른 것을 관측했는데, 이는 원시 행성계 원반의 온도 분포에 따른 결과입니다. 특히 폭발하는 원시별인 V883 Ori의 관측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평소에는 어두워 관측이 어렵던 복합 유기 분자들이 별의 폭발적 활동으로 설선이 뒤로 밀려나며 대거 기화되었고, 알마(ALMA) 전파망원경을 통해 메탄올과 글리신 같은 복합 유기 분자들이 풍부하게 존재함을 확인한 것입니다. 생명은 단순히 행성의 위치뿐만 아니라 은하 전체의 환경이라는 거대한 우연 속에서 탄생합니다. 은하 중심부는 별의 탄생과 죽음이 너무 빈번하여 고에너지 방사선이 쏟아져 나오기에 생명이 살기에 가혹합니다. 반면 은하 외곽은 별의 밀도가 낮아 생명체를 구성할 무거운 원소들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태양계는 풍부한 원소와 온화한 물리적 조건을 갖춘 은하의 적절한 구역인 '생명 가능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러한 우연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존재하게 했습니다. 별의 일생은 일회성이지만 그 죽음은 새로운 탄생의 밑거름이 됩니다. 별이 죽으며 우주 공간으로 뿌린 원소들은 다음 세대 별과 행성을 만드는 재료가 되며,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원반의 구조는 행성의 개수나 질량에 따라 다양한 나이테 모양을 형성합니다. 비록 우리가 관측하는 원반의 모습은 놓인 각도에 따라 찌그러져 보일 수 있지만, 그 내부에서는 물리 법칙에 따라 가장 안정적인 형태인 원 궤도를 그리며 수많은 행성이 질서를 갖추어 나갑니다. 인류는 이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같은 첨단 장비를 통해 '우리는 혼자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려 합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처럼 두꺼운 얼음 아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여전히 유력한 생명체 후보지입니다. 탄소 기반의 생명체를 넘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기의 '생명 지표(Biomarker)'를 추적하는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별의 탄생이 만들어내는 필연과 환경이 제공하는 우연이 맞물려 탄생한 생명의 경이로움을 이해하려는 여정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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