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양자 물리가 뭐야?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클로드 모네는 건초더미와 성당 연작을 통해 빛의 역동적인 흐름과 파동을 화폭에 담아냈으며, 조르주 쇠라는 점묘법이라는 독창적인 기법을 창조하여 빛을 작은 입자들의 집합으로 묘사했습니다. 이처럼 예술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빛의 본질을 탐구했듯이, 물리학자들 또한 빛이 아주 작은 입자인지 혹은 잔물결 같은 파동인지를 두고 오랜 시간 치열한 논쟁을 이어왔습니다. 양자 물리의 핵심은 모든 물체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는 이중성에 있습니다. 입자는 원자나 전자처럼 당구공과 같은 작은 덩어리를 의미하며, 파동은 소리나 파도처럼 진동이 공간으로 퍼져 나가는 현상을 뜻합니다. 일상적인 상식으로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단어가 하나의 물체를 설명하는 데 쓰인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시 세계의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전적인 구분을 잠시 내려놓아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러한 이중성을 증명해 냈습니다. 광전 효과나 흑체 복사 실험은 파동으로 여겨졌던 빛이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으며, 이중 슬릿 실험은 입자인 전자가 파동의 간섭 현상을 일으킨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우리가 해변에서 햇볕을 쬐는 순간에도 빛은 연속적인 파도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불연속적인 에너지 덩어리들이 우리 몸을 때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빛은 관측 조건에 따라 상반된 특성을 보여주며 고전 역학의 경계를 허뭅니다. 닐스 보어와 리처드 파인만 같은 위대한 물리학자들조차 양자 물리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거시 세계에서는 물체의 입자성이나 파동성 중 어느 한쪽만을 경험하기 때문에, 두 성질을 동시에 지닌 미시 세계의 모습을 표현할 적절한 단어와 개념이 부족한 것입니다. 마치 중력이 없는 행성에서 태어난 존재가 중력을 이해하기 힘든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설명하려다 보니 필연적으로 논리적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오늘날 양자 기술은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양자 컴퓨터와 도청이 불가능한 암호 통신 등 공상 과학 같은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비록 두 성질의 공존이라는 기본 가설이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더라도, 양자 물리의 예측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기에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며 그 세계의 법칙을 즐기듯, 양자 물리 역시 미시 세계만의 독특한 질서로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법칙은 이미 우리의 미래를 바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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