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인터뷰]김상욱_ 생명은 생화학 기계다! | 2019 카오스콘서트 '변신, 기원이야기'
과학 대중화 활동의 시작은 이공계 위기 극복이라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학생들이 과학과 수학에 친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간을 쪼개어 활동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목적은 점차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겪은 여러 위기를 목격하며 합리적 사고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입니다. 합리적 사고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이는 곧 더 활발한 저술과 소통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대중과의 소통은 과학자로서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학원 시절까지는 전공 지식에 매몰되어 일반적 수준의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데 그쳤으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인문학적 소양의 필요성을 깊이 체감했습니다. 과학 지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삶의 여러 국면을 마주하며 틈틈이 책을 읽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과학을 단순한 지식이 아닌 하나의 문화적 소양으로 전달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으며, 소통의 즐거움과 보람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과학의 본질은 합리성에 있지만, 그것이 과학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철학 역시 오랜 역사 동안 논리적이고 합리적 체계를 구축해 왔으며, 과학은 넓은 의미에서 철학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학이 철학이나 수학과 구별되는 결정적인 지점은 반드시 물질적 증거에 기반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논리적 가설이라도 실제 관측과 실험을 통해 증명되지 않으면 과학적 사실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엄격한 물질적 증거 중심의 사고방식이야말로 과학이 지닌 독특한 합리성의 핵심입니다. 현대 과학이 직면한 가장 거대한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생명의 기원입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주변의 무생물과 다를 바 없는 물질이지만, 특정한 방식으로 조합되었을 때 비로소 생명이라는 경이로운 현상을 일으킵니다. 왜 하필 이러한 조합이 생명력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 인류는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설과 추론이 존재할 뿐, 원자가 생명으로 변모하는 구체적인 과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이는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탐구해야 할 미지의 영역입니다.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생명은 생물학자의 관점과는 또 다른 통찰을 제공합니다. 양자역학의 거장 에르빈 슈뢰딩거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DNA 구조 발견의 단초를 제공했듯이, 물리학적 접근은 생명의 신비를 푸는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비록 타 분야에 대한 도전이 실수를 동반할지라도, 원자 단위에서 생존과 번식을 수행하는 생화학 기계로서의 생명을 탐구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확장하고 새로운 지적 지평을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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