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짧강] 2026 카오스콘서트 예습하기: 수학을 통하여 세상을 3차원으로 보는 법_PART 1
대중문화 속 인공지능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묘사됩니다. 터미네이터처럼 인간의 신체를 닮은 신체형 인공지능 형태와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형체 없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전지전능한 형태입니다. 이들의 근본적인 차이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신체형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시각과 촉각을 통해 세상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얻지만, 자비스와 같은 형태는 네트워크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흡수합니다. 인공지능이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인간처럼 움직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논리적인 문제를 푸는 능력을 넘어, 세상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상호작용하는 데이터 처리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인공지능이 바둑을 두는 단순한 동작조차 사실은 복잡한 데이터 수집과 처리의 결과입니다. 2차원 카메라 영상으로 들어온 정보를 분석해 바둑판의 3차원 위치를 정확히 계산해야만 바둑돌을 원하는 곳에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태어난 후 수개월에 걸쳐 시각 정보를 통해 사물의 거리를 파악하는 법을 배웁니다. 아기가 손을 뻗어 물체를 잡는 행위는 뇌가 망막에 맺힌 2차원 정보를 바탕으로 거리와 위치를 정밀하게 계산해낸 결과입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3차원 지각 능력을 수학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는 비밀은 두 눈의 시각 차이인 '양안 시차'에 있습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사물을 바라보는 각도가 다르기에 망막에 맺히는 상의 위치도 차이가 발생하며, 우리 뇌는 이를 이용해 거리를 계산합니다. 이를 수학적 모델로 환산하면 눈 사이의 거리인 베이스라인(Baseline)과 초점 거리, 그리고 각 눈에 맺힌 좌표값을 변수로 하는 방정식이 성립합니다. 놀랍게도 생후 5개월 된 아기의 머릿속에서는 이 연립방정식을 풀어 미지수인 거리와 좌표를 실시간으로 구해내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원리는 3D 영화나 가상현실 장치에서 입체감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도 활용됩니다. 인공지능이 3차원 세계를 인식하는 또 다른 방법은 특수한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돌고래가 음파를 쏴서 물체를 탐지하는 것처럼,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레이더(RADAR)나 빛을 이용하는 라이다(LiDAR)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라이다는 레이저가 물체에 부딪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는데,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에도 탑재될 만큼 대중화되었습니다. 하드웨어 방식은 물리 법칙을 직접 이용하므로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정확도가 높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며, 장비가 없는 환경이나 이미 촬영된 2차원 자료만으로는 공간 정보를 생성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하드웨어의 도움 없이 수학적 원리만으로 2차원 영상에서 3차원 정보를 복원하는 기술도 존재합니다. 카메라가 비스듬하게 촬영한 타일 바닥을 위에서 본 것처럼 평면적으로 이미지 정정을 하는 과정이 좋은 예시입니다. 컴퓨터는 평행한 직선들이 소실점이라는 한 점으로 모이는 원리를 역이용합니다. 사진상에 나타난 소실점의 방정식을 구한 뒤, 이를 무한대로 보내는 수학적 함수를 적용하면 일그러진 사각형을 본래의 형태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선들의 직교성 등 추가적인 기하학적 정보를 결합하면, 인공지능은 단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대상의 실제 모양과 공간적 배치를 정밀하게 유추해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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